법무부, 김학의 불법사찰 의혹
"영장없이 177차례 출입국 정보 뒤져"
작년 3월 18일 文"명운 걸어라" 이후 집중
김학의 긴급출입금지 조치도 요건 안돼
주호영 "법무부, 文 미워한다고 불법사찰"
조수진 "秋, 기사도 사찰이라는데 이건 명백"
유상범 "실시간 출국정보 및 금지자 조회 실시"
공익제보 받은 내용 대검에 수사 의뢰
국민의힘이 6일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법무부가 작년 177차례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부 일선 직원들이 출입국 관리정보 시스템에 접속해 김 전 법무차관의 출국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불법 사찰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3월 검찰과 경찰에 이 사건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를 지시한 후 이런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가 일선 공무원들을 동원해서 공직 공무와 관련이 없는 민간인인 김 전 법무부 차관의 실시간 출국정보 등을 100차례 이상 불법으로 뒤졌다"며 "법무부 직원들이 국가의 중요한 정보통신망 가운데 하나인 '출입국 관리정보 시스템'을 불법으로 이용한 것만으로도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에 따르면 공익신고자는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사찰이 '긴급 출국금지 조치(3월 23일 0시 28분)' 사흘 전인 작년 3월 19일 밤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차관 출국정보를 수집한 법무부 일선 공무원들과 당시 법무부를 관할하던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차규근 현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장을 '피신고인'으로 적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이런 불법 사찰이 문 대통령의 '강도 높은 수사' 공개 지시 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3월 18일 이 사건을 특권층 범죄로 규정하고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직접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하명(下命)했다. 이후 김 전 차관에 대한 사찰이 집중 이뤄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법무부 출입국 공무원들은 김 전 차관이 긴급 출금되기 전인 작년 3월 19일부터 20일까지 총 177회 실시간 출국정보 및 금지자 조회를 불법적으로 실시했다"며 "(특히 긴급출금 요청 직전인) 22일부터 23일까지 공무원 10명이 김 전 차관에 대한 출입국관리정보를 집중조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출입국 정보 조회하는 것 자체가 사찰"이라며 "김 전 차관 관련한 출국사실에 대한 모니터링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또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조치도 요건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대통령이 지목한 한 민간인을, 대통령이 미워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법 사찰했다. 반민주적인 작태"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친자 관련 주민등록 등본을 한 차례 열람했다고 공무원 3명이 실형을 살았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법무부 직원들의 불법 사찰 실태를 공개하고, 일체의 서류를 대검찰청에 넘기겠다"고 했다. 또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 접수사실을 통보하겠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왜 법무부 일선 공무원들이 노후의 공무원 연금까지 포기하면서, 명백히 불법임을 인식하고 있는 민간인 사찰을 자행하게 됐는지, (검찰은) 규명해 달라"며 "검찰의 수사가 한계에 부닥치면 특별검사를 도입해 끝까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김학의를 두둔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적법절차를 어기는 결과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시효가 완성돼도 수사해야 한다'고 해서 폭 넓은 사찰이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장관은 (판사 사찰 논란을 두고) 기사를 (문건에) 쓰는 것도 불법 사찰이라고 했다"라며 "그렇다면 우리가 공개한 내용이야말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불법 사찰"이라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지난 10월 수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의혹 등에 대해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라고 판단했지만,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4300여만의 뇌물을 받은 혐의는 유죄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