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다양성 정책을 비판한 연구원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가디언 등은 5일(현지 시각) 구글 직원 약 1200명과 학계·시민사회 인사 약 1500명이 관련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팀닛 게브루.

논란은 구글 인공지능(AI) 윤리기술 책임자로 근무하던 팀닛 게브루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회사가 내 논문을 문제삼으며 돌연 해고 통지를 보내왔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해당 논문에는 구글이 활용하는 AI 기술이 성적·인종적으로 편향됐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기술이 차별적 언어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브루는 한 상사가 자신에게 이 논문을 철회하거나 저자 목록에서 이름을 뺄 것을 지시했다며 "그에게 이러한 지시를 내린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사직하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구글의 다양성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했다. 이메일에는 "소수자를 변호하면 지도부를 화나게 한다"며 "지도부는 바뀔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썼다.

구글은 게브루가 이러한 이메일을 보낸 뒤 그에게 "사직을 받아들인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게브루의 사내 메일 접근도 차단했다.

게브루는 AI 분야에서 저명한 연구원이다. 구글 입사 전 안면인식 기술이 피부색이 어두운 여성을 오판할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연구 등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다.

게브루의 폭로에 사내외 인사 수천명은 구글에 서한을 보내 회사의 처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게브루는 보복성 해고를 당한 것"이라며 "구글에서 이 분야 업무를 하는 모든 이들도 비슷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구글의 AI 부서장 제프 딘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게브루는 해고된 게 아니라 사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그의 논문은 구글이 그동안 AI 기술의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충분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