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001040)그룹 3세 및 그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최근 사업 확장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씨앤아이레저산업에 CJ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질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51%)씨가 최대 주주로, 장녀 이경후(24%)씨와 남편 정종환 CJ 부사장(15%), 이 회장의 조카 이소혜·이호준(각 5%) 등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이 회장이 2007년 인천 굴업도에 종합 레저타운을 세울 목적으로 설립했지만 인천시 반대로 사업이 자초됐고, 그룹사 부동산 관리와 투자 컨설팅 일감을 도맡으면서 내부거래로 회사 경영을 이어갔다.

인천 덕적도 굴업도 전경. 최근 CJ총수일가 가족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굴업도에 약 1조원대 해상풍력사업을 허가받으며 3세 승계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경비업체인 에스지생활안전을 인수한 뒤 CJ그룹 계열사 경비업무를 싹쓸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회사는 이후 이재현 회장의 구속, 공정위의 규제 강화 기조 등과 맞물려 의혹 해소를 위해 해당 사업부문을 매각했고,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영업이익과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 수준으로 외형이 축소됐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올해 다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 씨앤아이레저산업의 대표이사와 이사, 감사까지 모두 CJ그룹 계열사와 본사 임원이 겸직하고 있는데, 이들은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부터 월급을 받지 않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의 한 형태인 '인력지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의 굴업도에 1조원대 해상 풍력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000120)의 기술평가 협력의향서를 받는 등 계열사를 동원했다. 이밖에 지분 100%를 보유한 벤처캐피탈(VC)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해 CJ그룹 계열사 출자를 받아 몸집을 불리고 있는데, 이 역시 '신종 일감몰아주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장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비상장 회사의 경우 20%가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대해 직접적인 조사를 시작하기에는 이르지만, 문제 소지가 있는만큼 감시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기 위해 에스지생활안전을 매각하며 외형이 대폭 축소된 이후 아직은 매출액 등 측면에서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바로 조사하기는 어렵다"며 "감시망을 강화해 사건이 무르익을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제재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편법 승계작업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회사 VC를 통해 펀드를 조성하고 계열사 출자를 받아 몸집을 불리는 것은 현행 규제로는 잡아낼 수 없는 사각지대라는 것이다. 투자 목적의 출자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 요소인 '부당성'이나 '상당성'을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VC를 통한 기업의 편법성 일감 몰아주기를 잡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투자 목적의 출자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의 '상당성'과 '부당성' 모두 입증하기 어려운 상태로, 법망을 피해 막대한 이익을 씨앤아이레저산업에 이전한다고 해도 공정위가 이를 제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굴업도 해상풍력 사업은 허가만 받은 단계로 사업시행 여부가 확실한 단계가 아니고 임원겸직의 경우 감사 차원에서 파견한 것"이라면서 "VC 운용 역시 관련법에 따라 규정을 지켜야하고 출자자들이 계열사라고해서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