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달에서 채취한 흙·암석 표본을 싣고 3일 밤 달에서 이륙했다. 창어 5호가 이달 중순 지구에 무사 귀환하면, 중국은 미국과 옛 소련에 이어 달 샘플 채취 후 지구 복귀에 성공한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창어 5호 착륙기에 붙어 있던 상승기(이륙기)가 달 표면에서 이륙하기 직전, 착륙기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펼쳐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이 처음으로 지구 밖 천체에서 이륙에 성공했으며, 중국 항공우주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서 실물 국기를 펼쳐 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창어 5호 착륙기와 상승기 조립체의 전경 카메라가 달 표면에서 오성홍기가 펼쳐진 것을 촬영한 화면이라고 중국 국가항천국이 공개한 사진.

◇ 창어 5호, 달에 오성홍기 펼쳐놓고 지구 귀환한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창어 5호 이륙기가 달 토양·암석 샘플을 싣고 이날 오후 11시 10분 달 표면에서 이륙했다고 밝혔다. 창어 5호 탐사선은 착륙기와 이륙기 조합으로 구성됐다. 이륙기가 이륙할 때 착륙기가 발사대 역할을 했다.

앞서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발사돼 7일 만인 이달 1일 밤 11시 11분 달 앞면의 화산 평원인 '폭풍우의 바다'에 착륙했다. 창어 5호 착륙기는 달 표면 아래 최장 2m까지 뚫은 후 매장돼 있던 돌과 토양을 퍼올렸다. 달 표면 물질은 우주 날씨 변화 등에 그대로 노출돼 연구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지하에서 파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수집한 약 2kg 무게의 토양·암석 표본은 이륙기에 실린 진공 컨테이너에 밀봉·포장됐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달에서 펼친 오성홍기 일러스트레이션.

이륙기는 달에서 200km 떨어진 궤도에서 대기 중인 궤도 모듈과 도킹한다. 이후 재진입 캡슐이 달 샘플을 싣고 이달 중순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의 지정 장소로 돌아온다.

중국 항공우주 당국은 창어 5호가 지구에서 명령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이륙 임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착륙기와 이륙기 조합체가 경사지와 평지를 스스로 구분하고 고도를 정확히 맞춘 후 이륙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지구에서 고도와 속도 등 명령을 받고 움직이면 시간 지연이 발생해 이륙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중국 항공우주 당국의 설명이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 5호 일러스트레이션.

중국 탐사선이 달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창어 3호가 2013년 12월 14일 달에 안착했고 창어 4호가 2019년 1월 2일 달 뒷면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착륙했다.

앞선 두 번의 달 탐사선과 달리, 창어 5호는 특수 제작된 실물 오성홍기를 가져갔다. 창어 3·4호 때는 탐사선에 국기가 그림으로 코팅돼 있었다. 창어 5호는 직물로 만든 가로 200cm, 세로 90cm 크기의 깃발을 달로 가져갔다. 제작사는 혹독한 달 환경에서 깃발을 원활히 펼치기 위해 인공위성 등의 태양광 패널을 펼칠 때 사용하는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창어 5호가 달에서 이륙한 12월 3일 북경 우주 비행 관제 센터 안의 모습.

中 거침없는 우주 굴기…美, 달에 다시 사람 보낸다

달을 차지하려는 각국 경쟁은 다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은 1969년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로 간 닐 암스트롱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을 딛고 미국 국기 성조기를 꽂은 후 달 탐사에서 가장 앞서 있다.

미국이 아폴로 계획(1961~1972년)에 따라 우주 비행사 12명을 달에 착륙시킬 당시만 해도 달은 미국과 옛 소련의 경쟁 영역이었다. 미·소가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달 탐사 경쟁에서 물러서기로 약속한 후 유인 달 탐사를 성공시킨 국가는 없다.

미국을 다시 움직이게 한 것은 '우주 굴기'를 꿈꾸는 중국의 진격이다. 중국은 2022년까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 완공을 추진하는 등 빠른 속도로 미국을 추격 중이다.

올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024년까지 달 남극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 사람이 체류할 수 있는 달 기지를 건설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Artemis)'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일본, 호주 등 동맹 7국을 참여시켰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헬륨3 등 달 자원 소유권을 누가 갖느냐를 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주도로 달을 비롯한 우주 경제 규정을 정하고 우주 동맹을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