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중국 Z세대 보고서

중국 시장에서 ‘Z세대’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의 Z세대는 1995년에서 2009년 사이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 중국의 Z세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Z세대의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 약 2억6000만명이다. 중국 전체 인구(14억명) 가운데 18.6%에 해당한다.

조선DB

Z세대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커온 이들이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85년 290달러에서 2019년 1만410달러(약 1100만원)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출생률은 꾸준히 하락했다. 이에 Z세대의 경제적 여유도 커졌다.

Z세대의 한 축인 지우우허우(九五后·1995~99년생)의 주요 수입원은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80%)이다. 지우우허우 가정의 한달 평균 수입은 1만679위안(약 180만원)인데 지우우허우의 개인의 평균 소비금액은 3017위안에 달한다. 대다수가 대학생인 지우우허우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빠우허우(八五后·1985~1989년생)의 한달 평균 수입 1만위안 이상 비율이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중국에서 젊은 세대를 향해 ‘월급을 받는 족족 다 써버린다’며 웨꽝주(月光族)라고 표현하고, 사치를 일삼는 사람이라는 뜻의 ‘라셔주(辣奢族)’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이유다.

또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TV나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친숙하다. 이들이 태어나기 직전인 1994년부터 중국에서 정식으로 인터넷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Z세대들의 모바일 온라인 접속 시간은 역대 최고치인 하루 4.9시간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21.4% 늘었다. 이런 배경때문에 Z세대는 유행에 민감하고 타인의 시선이 최종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무역협회는 이같은 Z세대의 특징을 ‘아이돌 팬덤층’ ‘서브컬쳐 팬덤층’ ‘애국 소비층’으로 구분했다.

아이돌 팬덤층은 드라마나 예능, 브이로그(Vlog) 등에서 유명인이 광고하는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성향을 띈다. 아이돌 팬덤층의 78%는 여성이다. 이들은 주로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小红书) 등 콘텐츠 소비와 제품 거래가 동시에 이뤄지는 미디어 커머스 전문 어플을 통해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남성이 과반(56.3%)인 서브컬쳐 팬덤층도 있다. 애니메이션, 만화, 온라인·모바일 게임 마니아들로 관련 콘텐츠에 열광하는 소비 그룹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웹툰 및 온라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가 각각 164억 6000만 위안과 26억 8000만 위안에 달하는 등 중국 내 서브컬쳐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음료수·휴대폰·립스틱 등 생활용품 기업들이 게임 회사와 합작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유다.

애국소비층은 중국산 브랜드나 중국풍(中国风)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이다. 중국 알리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국산 브랜드 구매자 가운데 Z세대 비중이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품의 가성비가 빠르게 개선됐고, 중국 정부가 2000년 이후 국산 브랜드 장려 운동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무역협회는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선 소비 그룹에 맞게 마케팅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아이돌 팬덤층을 겨냥해 연예인들의 개인 채널을 주목, 제품 이미지와 어울리는 유명인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준석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Z세대는 풍족한 환경 속에서도 부모 세대인 X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보고 자라 실용적 소비 성향도 보인다"며 "Z세대 공략을 위해서는 주요 타겟층별로 세분화된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