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한 대학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어려워져 총학생회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든 데다, 선거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기면서 총학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지난달 30일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효화됐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11월 28일 오후 10시 26분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가 있었다"며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져 총학 선거 무효 처리와 재선거 진행에 대한 의결이 진행됐고 재적인원 5분의 4이상 출석, 출석인원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선거가 무산됐다"고 했다.
선거는 지난달 26일 치러졌다. 선관위에 따르면 선거 기간 중 단일 후보 측에서 부착한 자보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한 경고는 선거 당일 이뤄졌는데 후보 측에게는 선거 도중, 유권자인 학생들에게는 선거 종료 후 공지됐다. 선관위는 경고 통보가 후보 측과 유권자에게 동시에 이뤄지지 않아 투표권 행사에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며 선거 무효 결정을 내렸다.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되는 일은 다른 대학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총학생회에 대한 관심이 줄어 후보로 나선 학생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단일 후보로 선거가 시작해도 투표율이 저조해 선거가 연장되는 일도 다반사다.
서울대에서는 2021학년도 총학생회장 후보자 등록 기간이 지난 10월 28일 마감됐다. 후보자 등록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됐지만, 신청자는 없었다. 선거는 결국 무산됐고, 회장은 공석이 됐다. 지난해에도 선거 도중 후보자가 사퇴해 총학생회장이 공석이었지만,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단과대학 사정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인문대, 자연대, 자유전공학부 등도 "후보가 없어 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됐다"는 공고를 지난달 초 공식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줄줄이 공지했다. 총학생회장과 단과대학 학생회당 보궐선거는 내년 3월 치러질 예정이지만, 입후보할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외대도 지난달 1~9일 동안 총학생회장 후보를 모집했지만,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선거가 무산됐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도 후보로 나선 사람이 없어 지난달 12일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선거가 모두 무산됐다. 올해 선거가 무산되면서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4년째, 총여학생회장은 7년째 공석을 맞게 됐다.
가까스로 선거가 시작된 대학에서도 투표율이 저조해 당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지난달 24일부터 3일간 시행된 성균관대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 저조로 두 차례 연장된 끝에 지난달 28일 최종 투표율 52.53%로 선거를 종료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총학생회장 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44.64%로 재적 인원의 절반을 넘지 못해 지난달 무산됐다.
연세대 선관위는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홍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까지 진행된 선거에서 투표율 50%를 넘지 못해 투표 기간을 하루 연장했고 애니메이션 둘리 등을 활용해 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오늘도 투표를 안 하면 학생들의 권리를 아무도 안 챙겨준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화여대 재학생 이모(22)씨는 "학생회가 없어 비대면 수업 등 각종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학교 측에 반영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