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 SK하이닉스반도체에서 근무한 한국인 직원이 한국으로 돌아간 직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놓고, 중국 당국이 감염원이 외국일 가능성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이 수입 냉동 식품을 코로나 감염원으로 지목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은 관련 발표와 보도에서 이 한국인의 개인정보를 탈탈 털다시피 노출해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9일 충칭시 위생건강위원회와 질병예방통제센터 등의 발표와 관영 매체 신화사, CCTV 등 보도에 따르면, 충칭 SK하이닉스반도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한국 국적 A씨가 27일 쓰촨성 청두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후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코로나 핵산 검사 양성 반응을 보였다. A씨는 26일 오후 8시 충칭 호텔을 출발해 회사 전용 차량을 타고 청두 솽류공항으로 갔다. 27일 새벽 2시 직항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SK하이닉스

충칭시 당국은 28일 SK하이닉스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A씨를 국외 무증상 감염자로 확정해 발표했다. 중국에선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충칭시 당국은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서 A씨의 성과 성별, 나이, 충칭 공장 근무 기간, 귀국 당시 이용한 항공편명 등을 모두 공개했다. 접촉자 추적을 위해 필요한 정보라 하더라도, 이를 언론 보도로 모두 공개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하이닉스반도체 중국 충칭 캠퍼스.

충칭시 당국은 A씨가 근무한 공장 생산을 일시 중지하고 폐쇄 관리에 들어갔다. A씨가 거주한 호텔도 영업이 중단됐다. 29일 오전 9시 기준 밀접 접촉자 49명과 이들의 밀접 접촉자 100명이 집중 격리 의학 관찰 대상이다. 회사 직원, 호텔 직원과 투숙객 등 3283명의 핵산 샘플을 채취해 검사를 했고 해당 시각까지 2674명의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 당국은 관련 장소 물품과 환경 등에서 추출한 493건의 샘플 검사에서도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A씨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충칭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감염원 조사와 관련, 3가지 방면을 집중적으로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모두 중국 국내가 아닌 외국 유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SK하이닉스반도체 중국 충칭 캠퍼스.

우선 SK하이닉스반도체의 일부 원재료가 해외에서 왔다고 언급하며 관련 물품과 접촉인원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A씨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도중의 여정을 상세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세 번째로 A씨가 11월 13일 이후 접촉한 모든 사람과 수입 식품, 외국 소포와 택배에 대해 추적 조사와 샘플 채취를 진행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장쑤성 우시와 충칭 두 곳에 공장을 갖고 있다. 충칭 공장에는 약 2700명의 직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방정부의 방역 작업에 협조하고 있으며 조속한 생산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