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광고 효과 측정 시스템 오류, 수천명에 배상금"
WSJ "광고 효과 데이터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보여"
개인정보 유출, 인종적 편향성 등 '사고뭉치' 논란 커져

지난 수년간 개인정보 유출과 서비스 오류 등으로 업계의 의구심을 키워온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광고 효과 측정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수천명에 달하는 광고주에 대해 배상금을 지불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외신은 이번 오류는 광고 매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신뢰성에 대해 큰 흠집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6일(현지시각) CNBC,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지난 1년 동안 페이스북 내에 게재되는 광고 효과를 측정해 광고주가 지불해야할 광고료를 측정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수천건의 광고 효과를 잘못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이를 인정하고 광고주에 대해 일회성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로고.

CNBC에 따르면 오류를 일으킨 페이스북의 '전환성 리프트(conversion lift)'라는 이름의 도구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데이터 분석 실수로 수천 건의 광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9월에 오류를 수정했고 현재 이로 인해 "큰 영향을 받은" 고객들에게 일회성 크레딧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환성 리프트 도구는 인스타그램 등 페이스북 플랫폼의 광고를 사업성과로 연계하는 '골드 스탠더드 방법론'을 활용해 브랜드가 광고가 어떻게 매출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페이스북 웹사이트는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해 각 기업의 광고가 판매가 전환되는 비율을 비교해 기업이나 광고주가 페이스북에 지불해야할 금액을 정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일부 매체들은 페이스북이 고의적으로 데이터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페이스북이 광고 효과에 대한 지출하는 데이터를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며 한 광고 에이전시 관계자를 인용해 "이 문제는 소매업과 같은 범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영향을 받은 일부 기업들은 해당 오류 때문에 5~10% 가량 광고 지출을 더 늘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수년간 데이터 유출, 서비스 결함 등의 문제로 잇달아 신뢰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정부는 87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로 문제가 된 페이스북에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전년도 매출 중 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에는 이용자 약 2억6천7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독립적 안보 컨설턴트인 밥 디아첸코는 전날 영국 보안업체 컴패리테크와 함께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 2억6천700만 명의 ID,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인터넷상에 공개돼 있었다고 밝혔다.

디아첸코는 문제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가 적어도 열흘간 개방돼있었으며, 이후 그가 해당 서버의 IP주소를 관리하는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ISP)에게 관련 사실을 알린 지 닷새가 지나서야 데이터베이스 접근이 막혔다고 밝혔다. 유출 정보는 이미 일파만파 퍼져 이미 한 인터넷 해커 포럼에 다운로드용으로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향성 문제도 도마에 오른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이 인종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페이스북의 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소피 장(Sophie Zhang)이 쓴 메모를 공개해 페이스북이 전 세계의 정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가짜 계정들과 이들의 활동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