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지속과 미국의 제재로 어려움에 처한 중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중국으로 원유 수송을 재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국기와 석유 생산시설을 나란히 배치한 이미지 컷.

로이터는 시장 정보분석 업체 리피니티브 아이콘의 선박 추적 데이터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의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이같이 전했다.

모니터링 업체인 탱커트래커스닷컴에 따르면 처음으로 원유 수송을 재개한 선박은 '워넹 무나이(Wanneng Munay)'라는 업체로부터 용선한 '교토'라는 이름의 선박으로, 지난 8월 말 베네수엘라 호세항에서 중유 180만 배럴을 선적한 뒤 이달 초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도착했다.

또 워리어킹이라는 다른 선박이 60만 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고 중국 랴오닝성 바위취안항에 26일 정박했으며, 페트로차이나 소유의 선박 두 척도 이달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넹 무라이'는 러시아에 등록된 회사이지만 원유 수송 경력으로는 이전에 알려진 바가 없는 회사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이 지난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겠다며 PDVSA에 제재를 단행하면서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中國石油·CNPC)와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원유 수송을 중단했다. CNPC와 페트로차이나는 PDVSA의 최대 고객사 중에 포함돼 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목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막는 여러 제재를 단행했지만, 원유 수출을 완전히 막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재 감시망을 피해 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으로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의 편법 수송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PDVSA의 고객사들은 말레이시아 해상에서 선박 간 화물을 옮기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중국으로 들여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