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아닌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각) 두 후보가 대치 중인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교착 상태를 끝내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그간 국제사회 협력을 약속한 만큼, 대세를 따를 것이란 설명이다. 유 본부장은 회원국 간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변수는 중국이다.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오르면 중국이 사무부총장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사라진다. 대륙별 안배 원칙상 아시아 출신 사무총장이 탄생하면 부총장직은 다른 대륙들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대중 강경책을 내세운 바이든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에 오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유 본부장은 지난 17일 WTO 사무총장 후보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 "사퇴는 1단계, 2단계에서 그다음 단계에 진출할 후보를 결정할 때 하는 것이고, 3단계에선 최종 후보를 대상으로 컨센서스(의견 일치)를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답해 사실상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당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주요국들과 협의를 하면서 컨센서스 과정에 동참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