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2011년 창단 이후 9년 만에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1군 진입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7년 만이다. NC는 7년간 평균 순위가 4.25등으로, 두산과 키움에 이어 가장 높다. 신흥 명문으로 불릴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대표이사(NC 다이노스 구단주)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일단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2년부터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NC는 2013년 이호준, 2016년 박석민 등을 영입했다. 그리고 2019년, FA 최대어 양의지를 4년 12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에 성공했다.

사실 김 대표의 전폭적 지지는 예고돼 있었다. 출범 당시부터 약속했었기 때문이다. 2010년 12월 NC가 KBO에 아홉번째 프로야구단 창단 의향서를 낼 때만 해도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유명한 대기업이 아니라느니 하는 비아냥이 잇따랐다. 실제 당시 엔씨소프트 연매출은 6000억원대에 불과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내 재산만 갖고도 프로야구단을 100년은 운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수들이 5-3 승리를 거두자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기뻐하고 있다.

NC 관계자들은 그러나 김 대표 리더십은 막강한 자금 지원보다는 애정어린 관심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한국시리즈 내내 엔씨소프트 직원 130여명을 대동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NC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려고 광주와 대전, 창원 등을 연이어 찾았다.

NC 한 관계자는 "구단주가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으니 선수들도 힘이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본사 직원들도 최고의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팀 간판스타 나성범은 "응원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민우도 "구단주께서 야구단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신 걸 잘 알고 있다. 물심양면으로 선수단을 지원해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2018년 NC가 처음 꼴찌를 기록한 뒤 감독으로 선임된 이동욱 감독도 구단주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2019년 성적이 5위에 그쳤지만 재신임됐다. 그는 "구단주의 방문은 힘이 된다. 항상 옆에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편 NC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에 4대 2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4승 2패를 기록,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NC는 1승 2패에서 내리 3연승해 우승의 축포를 터뜨렸다. 두산은 이 과정에서 25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 단일시즌 최장 한국시리즈 및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득점의 불명예를 떠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