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10년 전 매각한 롯데백화점 분당점(성남 분당구 수내동 14번지)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부동산은 이지스자산운용이 2300억원에 매입했다.

성남 분당구 롯데백화점 분당점.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CBRE자산운용으로부터 2300억원에 매입했다. 우미건설이 컨소시엄으로 매수에 참여했다.

이 부지는 2010년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現 CBRE자산운용)이 약 1700억원에 롯데쇼핑으로부터 사들였다가 최근 매물로 내놓은 곳이다. 롯데쇼핑은 부지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었지만, 행사하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2010년 8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도봉점, 경기 수지점, 전북 익산점, 부산 사상점 등 6개 점포를 내놓았다.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은 2010년 6개 점포를 6000억원에 매입했고, 이 중 4개(서울 도봉점, 경기 수지점, 전북 익산점, 부산 사상점)를 2015년 유경PSG자산운용에 4300억원으로 매각했다.

유경PSG자산운용이 지난해 내놓은 4개 점포에 대해 롯데쇼핑은 우선매수권을 모두 행사했다. CBRE자산운용도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서울 구로구 소재 롯데마트 구로점 등 두 개 점포를 매물로 내놓았고,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구로점에 대해선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2000억원에 땅을 사들였다. 롯데쇼핑으로선 2010년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에 1214억원에 이 부지를 팔았다가 10년 뒤 786억원 오른 값에 다시 땅을 산 셈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구로점을 폐점한 뒤 별도 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은 2010년 부동산 유동화로 내놓았던 6개 점포 중 롯데백화점 분당점만 처분하게 됐다. 이 점포가 폐점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함께 매물로 나온 롯데마트 구로점의 폐점이 일찍이 확정돼 롯데백화점 분당점도 폐점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시장에서 나온 바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한 언론이 보도한 분당점 폐점설을 부인하며 "영업 활성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 바 있다. 현재로선 롯데백화점 분당점이 계속 운영되고 임대차 기간 종료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우미건설이 개발에 나서는 방향이 유력하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현재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임대 운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면서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 개발 여건을 알아볼 것"이라고 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 대해 "수내역 상권이 판교 상권에 밀리며 쇼핑·유통업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CBRE자산운용은 두 부지(롯데마트 구로점, 롯데백화점 분당점)를 10년 보유 후 매각해 약 1000억원의 차익을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