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M, 디트로이트 공장 전기차 전용 기지로 탈바꿈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생산 거점 마련 중
BMW는 2026년까지 4억유로(약 5300억원)를 투자해 현재 자동차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 독일 뮌헨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던 4기통, 6기통 엔진은 오스트리아 슈타이어, 8기통, 12기통 엔진은 영국 햄스홀 공장에서 생산된다. BMW는 딩골핑, 라이프치히,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공장도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을 만드는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전환해 본국에서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생산공장 개편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는 필요한 부품이나 기술, 인력, 생산 방식 등 모든 면에서 내연기관차와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던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 모듈을 생산하거나 전기차를 조립하는 라인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 역시 일찌감치 본국 독일 공장들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018년, 독일 엠덴 공장을 2022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고, 엠덴 공장에서 생산하던 중형차 파사트는 체코 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노버 공장에서는 전기버스 id버즈를 생산하고, 츠비카우 공장에서는 폴크스바겐그룹 소속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시설 전환에 나섰다.
앞서 GM도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공장을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겠다며 2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GM은 전기차 경쟁의 전쟁터가 될 이 공장의 새 이름을 '팩토리 제로(Factory ZERO)'로 정했는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GM이 내연기관의 종식을 선언한 상징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전기·수소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업 체제로 전환하고,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전용전기차를 포함해 기아 전용전기차, 제네시스 전기차 등 총 4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공개한 현대차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유럽·동남아 4곳에 전기차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생산공장 개편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어느 공장에서 어떤 모델을 생산할지는 노조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생산할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CV를 울산과 화성 공장에서 각각 생산하겠다는 정도만 결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노조와 논의가 지연돼 현대차그룹이 국내 대신 해외에 대규모 전기차 생산 거점을 조성하거나,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전기차 생산시설로 전환하지 못하는 경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현대차 노조가 최근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별다른 분쟁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노사 고용안정위원회와 미래변화대응태스크포스팀(TFT)은 국내 전기차 전용 라인을 추가하고 전기차 생산을 위한 직무 전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가 생산 시설 전환에 나서면서 부품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 자율주행차의 전장 부품은 기계부품이 중심이던 내연기관차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생산시설 전환 과정에서 부품 업체들도 이를 빨리 따라잡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