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앞두고 공공기관들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기업들이 여전히 명확한 재택근무 지침을 내리지 않아 직장인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지난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서울 소재 기업에 다니는 박모씨(29)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여전히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직장이 있는 광화문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늘었지만, 회사가 연말을 앞두고 일이 몰렸다며 재택근무 시행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금보다 확진자 수가 적었던 4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재택근무를 했는데, 더 심각한 상황인 지금은 재택근무 관련 지침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연말 결산 등 업무가 많아 재택근무에 대한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회사에 다니는 민모(31)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앞두고도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지 않아 아이를 둔 직원들이 불만을 감수한 채 출퇴근을 하고 있다"며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혹시 모를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재택근무 시행을 주저하고 있는 기업들과 달리,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23일부터 특별 방역 지침을 시행, 사적 모임 등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되거나 전파할 경우 문책할 계획이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 지방공기업 직원들은 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해당하는 복무 관리 지침도 적용된다. 기관별로 인원의 3분의 1은 재택근무를 한다. 또한 출근‧점심시간을 분산하는 한편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로나 대응, 국민안전 등을 제외한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대기업들도 한동안 축소했던 재택근무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 LG그룹은 23일부터 3단계 방역 지침을 내려 여의도 사옥에 입주한 계열사 임직원의 70%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은 일단 이번주까지 교대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SK그룹도 최근 서린빌딩 근무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등 사내 방역 지침을 강화했다. 부서 재량에 따라 재택근무 인원을 확대하고, 대면 회의·보고를 자제하도록 했다. 한화그룹도 이날부터 그룹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