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3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71명 늘었다. 엿새만에 300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는 평일 대비 휴일 검사 건수가 1만건 가량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지인 모임이나 학교, 학원, 종교시설 등 일상 공간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어 확진자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감염 전파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누적되고, 이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가 가속화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날 수도권과 호남권의 거리두기를 24일부터 2단계, 1.5단계로 각각 격상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민 개개인의 경각심과 행동 변화를 당부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감염력이 이달 첫째주 0.98에서 셋째 주 1.55로 50%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 불편하더라도 각자의 일상을 철저히 통제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범정부적 총력대응 체계를 구축해 일터와 생활터를 중심으로 정밀방역을 강력히 추진하고, 거리두기 현장 점검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밤 강원 화천군 사내면에 설치된 이동 선별진료소에서 주민과 군장병들이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271명 가운데 지역 감염자는 255명, 해외 입국자는 16명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109명, 경기 74명, 인천 23명 등 수도권이 206명으로, 여전히 수도권의 확산세가 거센 상황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강원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전북 9명, 충남 8명, 전남 5명, 부산·경북 각 4명, 대전·경남 각 2명, 대구·광주·울산·제주 각 1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인천 남동구 가족 및 지인 사례에서 현재까지 4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여기서 파생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과 관련해서도 감염자가 속출해 누적 확진자가 69명으로 늘었다. 이 학원 관련 확진자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북, 광주 등 전국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또 서울 동대문구 고등학교(누적 34명), 서대문구 연세대학교(24명) 등 학교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의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 밖에 수도권 동창 운동모임(누적 24명), 경기 화성시 제조업체(14명), 강원 철원군 장애인 요양원(48명), 춘천시 소재 대학교(16명),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26명), 경남 창원시 친목모임(33명) 등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16명으로, 전날 28명보다 12명 줄었다. 해외유입 확진자 가운데 5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고 나머지 11명은 서울(3명), 경기(2명), 부산·대구·대전·세종·강원·충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유입 추정 국가를 보면 러시아와 폴란드가 각 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인도네시아·미국·모로코 각 2명, 영국·터키·캐나다·탄자니아 각 1명이다. 확진자 중 내국인이 10명, 외국인이 6명이다.

지역 감염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치면 서울 112명, 경기 76명, 인천 23명 등 수도권이 211명이다. 전국적으로는 1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4명 늘어 누적 509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64%다. 코로나 확진 이후 상태가 위중하거나 악화한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8명 줄어 7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