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머리에서 염색약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액체가 흘러내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루디 줄리아니의 머리에서 검은색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이날 워싱턴 소재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청사에서 법무팀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굳어져 가는 대통령 선거에 폭넓은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1시간 30분 동안의 민주당이 장악한 디트로이트 등에서 수 천 표가 바이든 후보에게 넘어갔고 사전에 부정선거 계획이 짜였다는 등 각종 의혹들을 근거 없이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자들이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줄리아니는 별 다른 답을 내놓지 못했다. 기자들의 맹공에 줄리아니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회견 중 수시로 흘러내리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내야 했다. 그러다 회견이 길어지며 그의 관자놀이 부근에 땀과 섞인 검은 액체가 양 볼을 거쳐 턱 부근까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검은색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기자회견에 열중한 그는 한동안 이러한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손수건을 꺼내 머리와 얼굴만 닦을 뿐이었다.

루디 줄리아니 머리에서 검은색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다.
루디 줄리아니 머리에서 검은색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줄리아니가 캠프의 주장을 경시하지 말아 달라고 기자들에게 간청하는 동안, 머리에서 검은색 액체가 흘러내렸다"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들도 "가장 기이한 기자회견"이라며 줄리아니의 검은땀 사건을 잇달아 다뤘다.

줄리아니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검은 물이 염색약일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지만 NYT는 맨해튼 지역의 미용사들을 인용해 "염색약은 아닐 것"이라는 주장도 전했다. 맨해튼에서 바버숍을 운영하는 한 미용사는 "머리 염료는 그냥 바르지 않는 한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용사는 줄리아니가 마스카라나 터치업 펜을 사용해서 구레나룻을 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머리 색깔과 관련이 있다"면서 염색약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