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여성, 우파보다 좌파가 불신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잇따라 개발에 성공했지만 백신 효능에 대한 신뢰 부족이 코로나 사태 극복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조치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는 이탈리아 로마 시민들.

18일(현지 시각) 프랑스 뉴스채널 BFM이 여론조사회사 엘라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프랑스인 10명 중 불과 4명만 코로나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확실히 맞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4%, ‘아마 맞을 것’이라고 한 이들은 26%로서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40%였다.

반면 ‘절대 안 맞을 것’ 또는 ‘아마 안 맞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 23%씩으로서 46%가 백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나머지 14%는 ‘아직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성별과 정치 성향에 따른 신뢰도 차이도 컸다.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남성은 50%였고 여성은 32%였다.

백신을 거부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이들이 남성은 38%, 여성은 54%로 나타났다. 또한 정치 성향이 우파인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의사가 강한 반면, 좌파인 이들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거부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이유를 복수로 묻자 66%가 ‘코로나와 백신에 대해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고, 54%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21%는 ‘백신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코로나에 걸리는 것을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11%였다.

이탈리아에서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6%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고, 42%는 ‘백신의 효과가 검증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10명 중 약 6명이 백신을 당장 맞을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가능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영국에서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백신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지난 1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가 42%, ‘상당히 그렇다’가 25%로서 67%가 접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우 그렇지 않다’는 11%, ‘상당히 그렇지 않다’는 10%로서 21%가 접종할 의사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코로나 피해가 큰 유럽에서 백신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를 둘러싸고 광범위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감 정도에 불과한 질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공포를 조장한다고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고, 코로나 사태라는 것 자체가 없거나, 조작됐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