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15.6원 마감… 당국 "환율 변동 과도" 경고

1100원선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하루새 12원 가까이 급등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11.8원 오른 1115.6원에 마감했다. 이날 3.2원 오른 1107.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상승폭을 가파르게 키웠다. 전날 환율은 1103.8원에 마감해 2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는데, 하루 만에 급등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겸 제2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 구두개입에 나선 영향이 컸다. 홍 부총리는 이날 "지난 2개월간 원화가 세계 주요 통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됐다"며 "정부가 비상한 경계심을 갖고 현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이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주체들의 적응이 어렵도록 단기간 환율이 변동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가 주춤해진 점도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6% 하락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1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82%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을 넘어섰지만,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1.78포인트(0.07%) 오른 2547.42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은 8.20포인트(0.96%) 오른 859.94에 마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홍 부총리와 김 차관이 연거푸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시장에 상당히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달러가 장중 여타 통화에 비해 하락했는데 원화만 반대로 움직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