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자립 목표의 최전선에 선 칭화유니그룹(쯔광집단)이 16일 만기인 채권 원금을 갚지 못했다. 칭화유니그룹은 베이징 칭화대학이 소유한 국유 기업이다. 칭화유니그룹까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내면서 중국 대형 국유 기업들의 부실 채권이 중국 채권 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16일 만기를 맞은 13억 위안(약 2200억 원) 규모 역내 발행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채권단에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신용평가사 중국청신은 즉시 칭화유니그룹의 신용등급을 'AA'에서 'BBB'로 낮췄다. 중국청신은 "유동성 압박이 커지고 있어 칭화유니그룹이 발행한 다른 채권들도 디폴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칭화대가 설립한 칭화홀딩스가 지분 51%를 갖고 있는 반도체 회사다. 나머지 지분 49%는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가 갖고 있다. 산하에 모바일 칩 설계사 쯔광잔루이(Unisoc),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 창장춘추커지(YMTC) 등이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미·중 기술 패권 다툼 속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굴기'의 대표 회사다. 그러나 부채가 급증하며 회사 운영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중국청신 집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칭화유니그룹의 부채 잔액은 528억 위안, 현금 보유액은 40억 위안이다. 발행한 채권 중 60% 이상이 단기 채권이다. 다음 달에도 13억 위안 이상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자금난이 커지며 칭화유니그룹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채권 금리 상승). 모회사인 칭화홀딩스 채권 가격도 17일 14% 이상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중국 국유 기업들의 채권 디폴트가 잇따랐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독일 BMW와 중국 합작사(BMW브릴리언스)를 운영하는 브릴리언스오토그룹홀딩스는 17일 65억 위안 규모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브릴리언스의 모회사는 랴오닝성 정부 소유의 화천자동차다. 화천자동차는 지난달 23일 10억 위안 규모 3년 만기 채권에 디폴트를 선언했다. 허난성 석탄 채굴 기업 융청석탄전기도 10일 10억 위안 규모 채권을 갚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