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다수가 이용하는 체육 시설이 집단 감염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헬스장 등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도록 관리가 되는 편이지만, 축구장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시설들은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다.
고려대학교에서는 지난 15일 코로나 확진자 6명이 발생해 교내 시설 일부가 폐쇄되고 일부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아이스하키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해온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교내 아이스링크장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이 축구인 풋살 역시 선수들이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면서 경기가 진행돼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기가 어렵다. 특히 실내 풋살장은 밀폐된 공간에서 외부 경기장에 비해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복싱 체육관을 포함한 다른 여러 실내 체육시설 들도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기가 어려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크다는 주장이 많다. 복싱 동호인 박모(28)씨는 "줄넘기로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2m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고 샌드백을 치거나 미트를 칠 때도 상대방과 거리가 가깝다"라면서 "격한 운동인 만큼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
게다가 샤워실이나 탈의실은 감염 위험이 더 커진다. 박씨는 "땀을 많이 흘려 대부분 회원이 샤워하고 가는데 탈의실도 밀폐된 공간이어서 위험하다"라면서 "탈의실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게 의무화지만, 실제로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체육관 관장 김모(40)씨는 "코로나 확산 우려에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발열 체크를 하고 환기도 자주 한다"면서도 "운동 중 회원이 숨쉬기 곤란해하는데 마스크 착용을 계속 요구하기도 어렵고, 탈의실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하기는 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국내 지역발생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122.4명으로 직전 주(11월 1∼7일)의 88.7명보다 33.7명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그중에서도 40대 이하 청·장년층 환자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번 달 7일까지 40대 이하 환자 비중은 49.1%로 한 달 전(9월 13일∼10월 10일)의 38.3%보다 10.8%포인트 늘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최근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공간이나 모임에서 감염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 단계조정을 시행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운동을 하면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격렬하게 부딪히고, 운동 후 샤워실을 함께 쓰면 감염 가능성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 후 뒤풀이 등 모임을 하면서 식사를 할 경우 감염 위험은 더욱 커진다"며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가급적 단체 운동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