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도 편지 '협박'으로 봤는지가 쟁점
'강요미수혐의'로 기소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의 재판에서 협박 취재 피해자로 지목된 이철(55·복역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부인 손모씨가 이 전 기자를 향해 "이미 형 받고 있는 사람에게 그렇게 절망스럽고 공포스럽게 말해야 했나"라고 호소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박진환) 심리로 열린 이 전 기자와 백모(30)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8차 공판에 이 전 대표의 부인 손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이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와 "몸이 아픈 아내(손모씨)에게 편지 내용을 알려주며 조심하라고 전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 전 대표가 손씨에게 주의를 주고 손씨도 편지를 협박이라고 느꼈을 경우, 이 전 기자에게 적용된 강요미수죄가 굳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검찰 측은 이 전 기자의 편지 내용을 읽어주며 "편지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라고 물었다. 몇 초간 숨을 고르던 손씨는 "사실 오늘 이 전 기자의 얼굴을 꼭 보고 싶었다. 왜 우리 남편을 그렇게 과도하게 취재하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두 손을 모으고 책상에 올려놓은 채 증언하는 손씨를 묵묵히 바라봤다.
손씨는 이어 "이미 14년 형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더 절망스럽고 공포스럽게 말했고, 가족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해 제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했다.
손씨는 또 "검찰 고위간부하고도 직접적으로 연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저는 진짜로 두려웠습니다"라며 "혹시 우리 집을 압수수색해 다 뒤집어놓지는 않을까 하루하루 불안하고 잠도 못 자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해당 편지에는 '대표님의 형량(14년 6개월)이 끝나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행복하게 80세까지 사신다' '대표님 혼자 짐을 지는 건 가혹하다' '가족까지 수사 대상이 되면 모든게 망가진다' 등 내용이 포함됐었다.
검찰은 이어 "편지에 부동산 자금 추적에 착수했다는 내용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라고 말하자 손씨는 "저와 딸 둘이 심적으로 너무 괴로운 상태인데 저런 편지를 받았다"며 "양주 부동산이라고 해봐야 5억정도 되는데 가족 재산까지 먼지 하나하나 탈탈 털어 빼앗을 수 있다 해서 기가 막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양주 부동산에도 수사인력이 다녀갔다고 하니까 누가 쫓아다니는 거 같고 너무 마음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신라젠 수사로 이 전 대표 가족도 조사받을 수 있을 것이란 내용에 대해 손씨는 "제가 죄를 지은 게 없는데도 저런 이야기를 하니까 너무 괴로웠다"며 "이미 회사 건으로 압수수색도 당해봤고 조사도 받아봐서 너무 괴롭고 또 남편이 잘못될까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 예정이었던 지모(55)씨는 이번에도 폐문부재로 소환장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불출석했다. 법원은 지씨에 대한 소재탐지 촉탁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소재탐지를 촉탁할 경우 경찰 측에서 증인의 소재지를 파악해 결과를 법원에 통지하게 된다. 통지서에 증인의 소재지가 나와 있으면 법원에서 증인소환장을 다시 발송하게 된다. 법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강제구인도 할 수 있다.
이 전 기자의 다음 재판은 오는 1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