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이동재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처분이 위법했다는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수사기관처분에 대한 준항고 일부 인용 결정에 대한 검찰 측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5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채널A 관계자를 만나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등을 제출받은 후 그 자리에서 압수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소유자 및 사용자 측에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피의자인 자신과 변호인의 실질적 참여권을 미보장했다"며 이를 적법하지 않은 압수수색이라고 주장, 지난 5월 27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준항고를 냈다. 준항고는 법관의 재판 또는 검사의 처분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다.
이에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채널A 밖에서 압수수색을 집행하려면 이 전 기자에게 그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고 참여 기회를 제공했어야 한다"며 "(해당 압수수색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며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노트북은 검찰 압수 전 이미 포맷된 자료로서 증거가치가 없고,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의 주요 자료로 쓰인 바도 없어 이미 반환됐다"며 "다만 관련 규정과 기존 절차에 비춰 본건 압수수색은 적법하다고 판단된다"며 재항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날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해, 검찰이 수집한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법칙'에 따라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2에 나온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법칙이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를 입증해야하는 검찰 입장에선, 핵심 증거 중 하나였던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더는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재판에서 검찰이 불리한 입장에 처할 전망이다.
한편 이 전 기자는 후배 백모 기자와 함께 이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與圈) 인사들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협박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던 증인 '제보자X' 지모씨가 네 차례 연속 재판에 불출석해 재판이 공전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