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팀 연구결과… 네이처 자매지 발표
과당 과다 섭취→KHK-A 과다 활성→암 억제 유전자 기능 저하

정상 상태(왼쪽)와 달리 과당 과다섭취할 경우(오른쪽) KHK-A 물질이 암 억제 유전자 YWHAH를 변이시켜 암 전이를 촉진시킨다.

설탕이나 단것을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 전이가 활발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종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에 걸린 쥐 실험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28일 게재됐다.

과당은 단맛을 내는 감미료와 과일, 꿀 등에 들어있는 당 성분이다. 설탕도 몸속에서 분해돼 과당으로 변한다. 비만, 지방간, 당뇨 등의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여러 암의 전이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지만 구체적인 원리가 밝혀지지는 못한 상태였다.

과당이 몸속에 들어오면 ‘과당인산화효소(KHK-A)’라는 몸속 물질의 기능이 활성화된다. 연구팀이 분자생물학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과당 과다 섭취로 이 물질의 기능이 과도해지면 세포핵 속의 유전자 ‘YWHAH’가 변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는 암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지나친 과당이 이 유전자를 변이시켜 암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유방암에 걸린 쥐를 통해 실험해본 결과 실제로 과당을 과다 섭취한 경우 KHK-A가 만들어져 다른 기관으로의 암 전이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YWHAH 유전자가 변이되지 않은 쥐는 과당을 과다 섭취해도 암 전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제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해, 안전한 과당 섭취량 범위를 찾을 계획이다. 박 교수는 "유방암 쥐모델로 실험했지만 다른 암에도 적용되는 결과"라며 "과당이 비만을 포함한 대사질환뿐만 아니라 암전이에도 관여한다는 걸 밝혀 암 예방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HK-A가 과발현한 쥐(오른쪽 세로 3줄)와 대조군(왼쪽 3줄)의 시간에 따른 암 전이 정도. 아래로 갈수록 시간이 흐른 상태다. 5주간 관찰 결과 KHK-A가 과발현한 쥐에서 암 전이가 더 활발히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