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쇼'에 불과…"바이든 시대 준비할 때"
백신·내각·금융정책으로 일찍이 관심사 이동
"2000년 대선 재검표 논란과는 상황 다르다"

"월가의 눈에 트럼프의 소송전은 사이드 쇼(Sideshow·시선끌기식 이벤트)로 비칠 뿐이다."

10일(현지 시각) CNN비즈니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소송전에도 미국 금융계는 이미 바이든 시대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당선인 연설까지 선거 이후 수 일이 걸렸지만, 제 46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달라질 일은 없다고도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으로 월스트리트 거리 간판이 보인다.

씨티(Citi)그룹 미국 주식부문 수석전략가인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는 이날 CNN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미 선거가 마무리됐다고 본다"며 트럼프가 법정에서 선거 부정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고 개표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월스트리트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레이몬드 제임스의 헬스케어분야 전략가 크리스 미킨스 역시 현 시점에서는 △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발표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분야 의제와 1기 내각 구성 △공화당의 상원 장악에 따른 여소야대 구도만이 금융계의 주요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재검표 논란과 유사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당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플로리다에서 접전 끝에 패하자 투표 재검표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판결 이후 그는 깨끗이 승복하고 물러났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9일 고객들에 보낸 메모에서 "재검표와 법적 난제가 개표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원이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주(州)에서 바이든이 분명한 표 차이로 우위를 점했다는 것이다. 레이먼드 제임스 역시 같은 날 고객들에게 "이번 선거는 2000년 대선의 반복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보냈다.

CNN비즈니스는 금융계가 하루 빨리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발맞춰 나아가길 원한다고 전했다.

닐 브래들리 미 상공회의소 최고정책담당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제는 통치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인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미 주요 언론이 바이든을 당선자로 발표한지 45분만에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이제는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돕자"는 성명을 발표해 화제가 됐었다.

미 대기업 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도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캠프의 재검표 청구권과 합법적인 구제책을 존중한다"면서도 바이든의 당선 사실을 뒤집을 어떠한 근거나 징후도 나온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