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9일(현지 시각) 트위터로 경질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닷새 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은 '예스맨'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 대선 다음날인 4일 군사 매체 밀리터리 타임스와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해임을 발표한 이날 공개됐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수장으로서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을 선택했으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예스맨'으로 꼽혔다. 그의 이름과 결합한 '예스퍼'(Yes-per)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월초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대한 군 동원을 반대하는 공개 항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 7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해 온 남부연합기의 군내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다.
자신이 '예스맨'이라고 불린 데 대해 에스퍼 장관은 인터뷰에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내가 좌절스러운 것은 여기 앉아서 '음, 국무위원 18명 중에 더 반발한 사람이 있는가? 반발한 또 다른 장관의 이름을 대봐라'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각 각료 중 자신이 누구보다 '입바른 소리'를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국방장관으로 자신의 최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설정하고, 그에 따라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이어 "돌아보면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방부를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결국은 내가 얘기했듯이 싸움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나는 무엇에 대해서도 싸울 수 있고, 큰 싸움을 할 수 있다. 그것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내 후임으로 올 것이고, (그는) 진짜 '예스맨'일 것"이라며 "신의 가호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및 백악관과의 긴장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결코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으며, 장관직을 지속해서 수행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언젠가는 해고될 것으로 예상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에스퍼 장관의 해임을 알리고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주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국장이 국방장관 대행이 될 거라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나는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70여일 남겨놓고 인사권을 휘두르며 레임덕을 차단하고 행정부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