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소니 새 게임기 10⋅12일 출시
독점 게임 즐기고 싶다면 PS5
중고거래 생각하면 PS5 고를만
사용 편의성은 엑스박스가 우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9세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box Series) X·S(이하 XSX·XSS)와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5가 각각 오는 10일, 12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예약판매는 끝났지만, 수많은 게이머들이 추가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미묘한 성능차와 장단점에 두 콘솔 팬들간 자존심 싸움도 치열하다.

두 게임기는 모두 AMD 기반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갖췄고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활용한 빠른 로딩을 자랑한다. 실시간 레이트레이싱(광원 추적)을 지원하고 4K 게이밍을 위해 만들어진 점도 같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위)와 MS 엑스박스 시리즈X·S.

설계 철학은 비슷하지만, 기기 세부 성능은 다르다. PS5의 GPU 처리 속도는 최대 10.3테라플롭스(TFLOPS·1초당 1조 회 부동소수점 연산처리양)고, XSX는 12.15테라플롭스다. SSD도 PS5가 825GB(기가바이트), XSX는 1TB(테라바이트)로 차이가 있다.

차세대 콘솔은 세부 옵션에 따른 성능과 가격 차이가 크다. PS5는 일반판과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디지털 에디션 2가지 종류다. 디스크 유무를 제외하곤 두 기기 성능은 같다. 가격은 각각 62만8000원, 49만8000원이다. 엑스박스 쪽은 조금 더 복잡하다. 일반판인 XSX와 염가판인 XSS로 나뉘어져 있다. XSX는 4K 게이밍을 목적으로 한 기기로 디스크를 탑재했다. XSS는 QHD·FHD 게이밍을 위한 콘솔로 디스크가 없다. 가격은 XSX가 59만8000원, XSS가 39만8000원이다.

선택지가 4개로 늘며 게이머들의 결정도 어려워졌다. 큰 틀에선 XSX이 범용성이 높은 반면, PS5는 독점작이 많다는 콘텐츠 측면 장점이 있다. PS5와 XSX 두 기기를 체험해본 만큼, 각 상황에 맞는 ‘가성비’ 높은 구매 방안을 안내해본다.

① ‘콘솔은 독점작’이라면, PS5

콘솔 게임의 가치를 독점작에서 찾는 게이머라면 고민할 여지가 적다. PS5가 더 나은 선택이다. 출시 시점에서 XSX와 XSS는 신규 독점작이 사실상 없다. 엑스박스 진영 대표작인 헤일로 인피니트도 출시가 연기돼 2021년에야 만나볼 수 있다. 또 대다수 엑스박스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MS) 스토어를 통해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 독점작을 위한 구매라면 PS5가 유리하다. 기기 출시와 함께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데몬즈 소울 리마스터 등 독점작 발매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콘솔과 PC를 가리지 않고 100개 이상 게임을 구독 서비스한다.

② 차세대는 4K vs QHD라도 상관 없다

9세대 콘솔은 4K 게이밍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UHD TV, 모니터등을 갖췄고 4K 게이밍을 원한다면 선택지는 PS5와 XSX로 좁아진다. 그 중에서도 XSX가 기기 자체 성능이 더 높다. 게임 제작사 측의 최적화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GPU 성능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XSX의 잠재력이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차세대 기기를 즐기고 싶지만, 4K 디스플레이가 없다면 선택은 XSS다. 30인치 내외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QHD도 충분히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 낮아진 해상도에 맞춰 레이트레이싱도 지원한다. 가격도 XSX보다 20만원, PS5 디지털 에디션보다도 10만원 싸다. FHD·QHD 게이머를 위한 PC용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RTX2060은 현재 36만원대다. 가격대 성능비를 감안할 때 XSS의 가치가 높다.

③ 콘솔은 편해야 한다면, XSX·XSS

XSX와 XSS는 모두 MS 게임구독 서비스 ‘게임패스’를 지원한다. 게임패스에 가입하면 기기 구입과 동시에 100여개 게임을 무한정 다운받을 수 있다. 또 복잡한 과정 없이 구세대 게임을 각 기기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주는 ‘스마트 딜리버리’ 기능을 지원한다. PS5도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지원 목록과 차세대기기용 업데이트 여부 등이 불명확하다.

새로 도입된 ‘퀵 리줌’도 엑스박스의 장점이다. 퀵 리줌은 게임을 종료할 때 진행 상황을 SSD에 저장해, 바로 이전 장면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술이다. 저장 없이 여러 게임을 오갈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XSX은 실 저장공간이 802GB로, 667GB인 PS5보다 넉넉하기도 하다. 이정도면 60GB 이상 고용량 게임 13개 설치가 가능하다.

PS5 패드 ‘듀얼센스’. 구 세대에선 느낄 수 없던 섬세한 반응을 보여준다.

④ 패드는 타격감이라면, ‘듀얼센스’의 PS5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굳이 콘솔로 즐기는 이유 중 하나로 패드 특유의 ‘손맛’을 꼽는다. 손맛을 중시하는 게이머라면 PS5가 낫다. ‘듀얼쇼크’에서 ‘듀얼센스’로 이름을 바꾼 신형 패드는 놀라운 반응성을 보여준다. 발걸음이 내딛는 바닥의 재질과 바람·물결을 손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방아쇠 버튼에 적용된 적응형 트리거는 상황에 따라 압력을 달리해 무게감을 전할 수도 있다. 듀얼센스는 게임의 경험을 시각·청각에서 촉각으로 확장해준다. 액션성 강한 게임을 즐긴다면 PS5의 매력이 높아진다.

⑤ 중고 거래 원한다면, PS5 일반판

PC게임은 스팀 등을 통한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 돼 있다. 콘솔 게임도 온라인 구매를 지원하지만, 여전히 디스크 패키지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디스크는 중고 거래로 저렴한 구매와 처분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게임 타이틀을 패키지로 수집한다면, 디스크 드라이브를 탑재한 PS5와 XSX을 사야 한다. PS5의 경우 일반판과 디지털에디션 가격 차이가 13만원이다. 중고 거래로 13만원 이상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일반판을 사는 게 낫다. XSX은 염가판인 XSS와 가격 차이가 크지만, 4K 지원 여부등 성능 차이가 큰 만큼 시장이 다르다. 또 전통적으로 국내 엑스박스 판매량이 플레이스테이션에 뒤지는 만큼, 중고 거래 시장 규모도 차이가 있다. 활발한 중고 거래를 원한다면 PS5가 더 나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