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트렌드로 인테리어에 높아진 관심, 맞춤형 가전 부각
LG전자, 가구·가전 접목한 신제품 출시로 새 흐름 반영
삼성 비스포크 덕 가전 1조5000억원 역대 최대 영업익 달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가전을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 보는 시각이 늘어남에 따라 가전 시장에서 맞춤형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맞춤형 가전은 소비자가 직접 외장색은 물론이고, 재질 , 구성 등을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제품이다.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보니, 과거 백색가전으로 불리며 집 꾸미기와는 관련이 없었던 생활가전들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인테리어의 한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각 제조사는 맞춤형 가전 제품군 확대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LG오브제컬렉션이라는 제품군을 소개했다. 가전제품의 외장 재질이나 색상을 소비자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활 공간을 채우는 인테리어 요소라는 점에서 '공간 인테리어 가전'이라고 부른다. 지난 2018년 LG전자가 선보인 가전·가구 융복합 제품 LG오브제를 한층 발전시킨 것이다.
LG오브제컬렉션은 빌트인 냉장고, 상냉장·하냉동냉장고,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생활가전 11종을 개인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미국의 색채연구소이자, 색채전문기업인 팬톤과 오랫동안 협력해 다양한 색을 만들어 냈다.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색상은 모두 13종으로, 도어 모양 등에 맞게 조합할 수 있는 구성이 145가지나 된다.
맞춤형 제품(비스포크·Bespoke)은 본래 맞춤 정장이나 고급 구두에 사용되는 용어였다. 1583년에 발간된 영국 옥스포드 사전에 첫 등장했으며, 물건을 만들기 전에 의뢰하거나 주문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쳐'라고 불리는 고급 스포츠카 포르쉐의 비스포크는 시트에 사용되는 가죽과 색실만 해도 각각 100개에 이르고, 내장 패널이나 외장색 등을 취향에 맞게 선택해 수천·수만가지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다.
LG에 앞서 국내 맞춤형 가전의 포문을 연 건 삼성전자다. 도어 패널의 마감과 색상, 숫자 등을 고를 수 있게 한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한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냉장고는 수천가지의 조합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 등으로 비스포크의 영억을 넓히려고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의 인기에 힘입어 3분기 CE(생활가전) 부문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에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스포크 가전이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생활 가전에 이어 상업용 가전으로 비스포크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페나 식당, 사무실 등의 공간을 비스포크 가전으로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뉴라이프 가전의 시대'라는 보고서를 통해 "가전 제품은 이제 기능만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없고,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최근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했다.
다만 이런 맞춤형 가전 구매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제조사가 정해놓은 규격대로 설치가 불가능한 집의 경우 추가 인테리어 공사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세입자일 경우 이 과정에서 집주인과의 분쟁도 종종 벌어진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드시 사전점검을 통해 자신의 집이 맞춤형 가전을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