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야권의 혁신 방안 중 하나로 신당 창당을 제안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로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을 하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의 혁신과제와 미래비전'에 참석, 강연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안 대표는 전날(6일) 국민의당·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도하는 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 선거에서 이기려면) 지지 기반을 넓히고 (야권을 향한) 비호감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 방법은 새로운 플랫폼, 사실상 새로운 정당"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단순히 합치는 것 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서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롭게 모이자"고 포럼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이 아니라, 중도, 합리적 진보까지 포괄할 수 있는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신당을 창당해 내년 보궐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공개 강연에서도 "야권이 비호감이니까 (유권자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며 "야권 재편으로 새로운 혁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반문(反文)연대가 아니라 혁신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로 가는 게 유일한 길"이라며 "이대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승산이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도 포함되느냐"고 묻자 "역할을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의 이 말이 상황에 따라 내년 4월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 뭘 하겠다는 구체적인 얘기는 안하고 막연하게 노력하겠다는 것은 항상하는 얘기"라며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야권 재편'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권이 우리 '국민의힘' 말고 뭐가 더 있나"라고 했고, '국민의당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도 답변 않고 웃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가 '신당 창당'을 거론한 것은 양당의 통합 가능성을 낮게 보는 김 위원장과의 신경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넘어 대선을 바라보는 안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과 기싸움에 들어간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의 혁신과제와 미래비전'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