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연설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하면서 ‘오바마 케어’의 부활이 예고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오바마 케어의 확대 적용을 주장해왔다. 오바마 케어를 뒷받침하기 위해 복제약 처방 장려 정책 등이 예상되는 만큼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등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바마 케어는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했던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을 의미한다. 정부가 차상위 계층에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나머지 국민들은 사보험 의무 가입으로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8월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코트라)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중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약 3700만명이다. 의료보험을 가입했더라도 보장 범위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은 약 4100만명에 달한다.

바이든 당선자는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부통령을 맡아 오바마 케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번 대선에서 공약으로 현재 91.5% 수준인 미국인 보험 가입률을 97%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또 보험 제공이 불가능한 소규모 사업체에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제도)와 유사한 공공 옵션을 제공하는 한편, 대상 연령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춰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오바마 케어의 폐지와 축소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반대 행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17년 행정명령으로 오바마 케어의 핵심이었던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보험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2018년 의무가입조항도 삭제했다.

오바마 케어가 부활하면 상대적으로 글로벌 제약사들보다 싸게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의 공약에 의약품 접근성 확대를 위해 약가 규제를 강화하고 복제약 처방을 장려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대표 복제약 생산업체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진행 중이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을 한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이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미국 내 사회보험체계가 여러 가지 있지만, 현재 대부분이 민간에서 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에 따라 오바마 케어 등의 영향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과 비교해) 확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