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부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회사 경영 악화와 임금단체협상 타결로 인한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이에 KT는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B2B(기업용) 서비스로 삼고 체질 개선을 통해 2022년 별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T는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고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24억원으로 6.4% 줄었다.

이는 일부 그룹사 매출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행과 소비 축소로 BC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하고 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테이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9.4% 줄었다. 하지만 콘텐츠 자회사 매출이 이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T커머스와 광고 사업 등이 호조를 보이며 8.6% 증가했다.

KT 광화문 신사옥 전경.

이처럼 부진한 실적에도 KT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1조173억원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데 성공했다. 5G(5세대)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한 무선사업과 미디어 사업 덕분이다. 별도 기준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4.6% 늘었다.

KT의 3분기 5G 누적가입자는 281만명으로 KT 휴대폰 가입자 대비 약 20% 수준까지 올라섰다. 무제한 5G 데이터에 영상·음악 등 콘텐츠 혜택을 더한 ‘슈퍼플랜 초이스 요금제’와 최근 출시한 넷플릭스 번들 요금제로 호응을 얻었다는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경근 KT CFO(재무실장)는 이날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G 보급 확대를 위해 중저가 요금제도 지난달 출시했는데 이익 저하보다 매출 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8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중도 여전히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첫 5G폰인 아이폰12 출시 특수효과도 얻고 있다. 윤 CFO는 "아이폰12 판매가 잘되고 있어 연말까지 5G 보급률이 휴대폰 가입자 대비 25%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12가 정식 출시된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아이폰12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미디어 사업이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IPTV 사업은 가입자 순증 규모와 매출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 자리를 지켰다. 넷플릭스 제휴 등 경쟁력 강화로 이번 분기에 12만8000명의 가입자가 순증하며 누적 가입자 868만명을 달성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9% 증가했다.

하지만 KT는 앞으로 회사의 명운을 B2B ICT 서비스에 걸고 있다. AI(인공지능)·DX(디지털전환) 서비스 사업은 3분기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B2B 사업 강화를 위해 KT는 새로운 브랜드인 ‘KT 엔터프라이즈’도 공개했다.

또 KT는 지난 4일 자사의 13번째 IDC(인터넷데이터센터)도 용산에 오픈했다. 용산 IDC(인터넷데이터센터)는 서울권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다. 연면적 4만8000㎡에 지상 7층, 지하 6층 규모를 갖췄고,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하다.

KT 용산 IDC가 공식 가동에 돌입했다. 4일 열린 개관식에 왼쪽부터 박은수 KT engcore 사장, 신수정 KT IT부문장, 박윤영 KT 기업부문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구현모 KT 대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회장,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이 참석했다.

KT는 이 같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강점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윤 CFO는 "현재 ‘AI 콜센터’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자회사와 함께 12개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또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이미 금융·공공분야 수천여 고객사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KT 주가는 저평가되어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고, 2022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기업가치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강화를 목적으로 3000억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추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