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업체들 잇따라 출시… 애플 내년 맥북 등에 적용 예정
삼성, 내년 퀀텀닷 제품군에 미니LED 추가… LG전자도 추진
기존 LCD TV 대비 더 밝고, 가격은 LCD와 OLED 중간 수준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니LED다. 기존 LCD 패널의 단점을 상쇄할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동시에 LG가 이끄는 OLED 진영의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과 대만의 TV 업체들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미국 애플과 한국 삼성전자도 관련 제품을 내년 선보인다. LG전자 역시 미니LED TV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는 최근 ‘미니LED 고찰’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TV 업체들이 여러 루트를 통해 다양한 (미니LED) 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내년 미니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선보이기 위해 공급망 확보와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니LED는 LCD 패널의 백라이트에 사용되는 LED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LCD TV는 백라이트에 50여개의 LED가 사용되지만, 미니LED TV는 65인치 8K를 기준으로 백라이트에 100~200㎛ 크기의 LED 소자가 1만2000~1만5000개, 4K의 경우 5000~6000개가 들어간다.

같은 면적에 LED가 촘촘하게 들어가는 덕분에 미니LED를 사용한 TV는 기존 LCD TV에 비해 더 높은 밝기와 고명암비 구현 등이 가능하다. 또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열화) 현상도 아주 느리게 진행된다. 가격은 기존 LCD 패널보다 5~7배 비싸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보다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LCD와 LED 칩 제조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 업체들은 미래 먹거리로 미니LED를 점찍고, 시장 선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의 주요 디스플레이·세트 업체인 TCL, 샤오미, BOE, 티안마, 콘가 등은 미니LED를 채용한 스마트폰부터 TV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AUO, 이노룩스 등 대만 업체들 역시 미니LED를 적용한 롤러블 TV, 고성능 게이밍 모니터,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OLED의 대안으로 미니LED를 적극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애플의 경우 내년 미니LED를 적용한 12.9인치 아이패드와 16인치 맥북 프로, 아이맥 프로 등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기는 각각 내년 1분기, 2분기, 하반기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IT 제품 영역에서도 OLED와 미니LED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QLED(퀀텀닷) 제품군에 미니LED 제품을 추가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내년 200만~300만대 규모의 미니LED TV를 출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내년 상반기 미니LED TV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톤파트너스는 "삼성의 미니LED TV 시장 가세는 시장 확대와 소비자 광고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2일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중국산 미니LED TV가 시장에 등장했지만, 임팩트(충격)가 없었다"며 "미니LED가 풀컬러를 구현하는 OLED를 따라올 수 없다"고 밝혔다. 주력인 OLED를 고려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지난 CES 2020에서 소개한 미니LED TV.

그러나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미니 LED 백라이트 LCD를 납품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양산 시기도 올 연말로 점쳐진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외에도 레노버나 LG전자와 같은 PC, 노트북, 모니터 제조업체에 미니LED 백라이트 LCD 패널의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미니LED TV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업계는 LG전자의 TV 매출 중 LCD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점을 들어 미니LED TV의 정식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앞서 지난 1월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8K 80인치 미니LED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니LED는 마이크로LED로 가는 과도적 기술이 아니라 대안적 기술로서 재조명되고 있다"며 "TV의 경우 전통적인 LED 백라이트를 채택한 제품과 비교해 얇은데다 8K 해상도를 구현하는데 유리하고, 높은 색재현성과 저전력의 장점을 지닌다"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미니LED TV 올해 출하량은 거의 없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 주도로 200~300만대의 수요가 형성될 전망으로, LED가 적게 들어가는 기존 LCD 패널과는 달리 미니LED 경쟁은 스케일이 전혀 다른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