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출시 MS 콘솔 게임기 일주일간 써보니

11월 10일 출시를 앞둔 9세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Xbox Series X)를 먼저 체험해봤다. 일주일간 접한 엑스박스 시리즈X는 작지만 견고하고, 강력한 성능과 편리한 사용성을 동시에 갖춘 콘솔이었다.

엑스박스 시리즈X.

5일 오후 11시 조선비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형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X 체험기를 국내 최초 공개한다. 엑스박스 시리즈X는 최초 기기를 수령한 시점부터 당장 출시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완성된 모습이었다. 최적화를 마친 게임은 물론, 구세대 게임도 완벽에 가까운 하위호환을 보였다. 빠른 실행을 지원하는 퀵 리줌(Quick Resume)도 세대를 넘어 많은 게임에 적용돼 있다. 출시 시점까지 최적화가 더해진다면 기기 수령과 동시에 만족도 높은 게이밍이 가능할 듯하다.

◇ 단순·명쾌·단단한 구조로 소음 제로... 하위호환 완벽에 무료 업그레이드

엑스박스 시리즈X는 검은색 직사각형의 단순·명쾌·단단한 외관을 갖췄다. MS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설계로 고성능 게임 구동에 따르는 소음·발열을 잡았다. 기기 내부는 증기 챔버를 중심으로 핵심 부품과 방열판이 들어차 있고, 상단엔 고무 재질 대형 팬이 달렸다. 하부로 흡입한 공기가 기기 전체를 훑고 상단 배출되는 구조다.

실제 엑스박스 시리즈X는 수시간의 게임 구동에도 정숙했다. 게임 소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비행기 이륙’ 같은 소음은 느낄 수 없었다. 게임 음량을 최소한으로 낮춰도 본체에 귀를 대야 구동음이 들릴 정도다. 본체 발열 관리도 뛰어나, 미지근하다는 느낌 이상은 받지 못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첫 기동시 팬이 회전을 시작하는 마찰음과, 상단 구멍이 커 이물질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 정도다.

컨트롤러는 전 세대보다 작아져 그립감이 개선됐다. 손이 작은 여성이나 유아도 편히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신형 컨트롤러는 과거 8㎳(천분의 1초) 수준이던 반응 속도를 2㎳로 줄여 더 민첩해졌다. 블루투스는 약 10m 거리에서 콘크리트 벽을 사이에 두고도 작동한다.

현재 엑스박스 시리즈X 최적화를 마친 게임은 기어스5, 포르자 호라이즌4, 기어스 택틱스 등 5가지다. 체험 또한 최적화가 끝난 게임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최적화는 4K 해상도 지원 등 차세대 기기에 걸맞는 그래픽 요소 추가를 포함한다. 출시 시점 최적화 게임은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와치독스 리전, 보더랜드3 등 3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다수는 신 기능인 ‘스마트 딜리버리’로 기존 게임을 자동으로 시리즈X에 맞게 업데이트해준다. 추가 구매가 필요 없고, 백그라운드에서 필요한 부분만 업그레이드해 편의성이 높다.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엔 지장이 없다. 전 세대 게임인 배트맨: 아캄나이트, 둠 이터널 등은 물론 엑스박스 360 게임인 기어즈 오브 워3도 안정적으로 구동한다.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 패스’에 오른 대다수 게임이 더 좋은 그래픽으로 문제 없이 실행됐다.

◇ 4K 60프레임 시대 왔다... 퀵 리줌으로 게임 저장 없애

엑스박스 시리즈X는 AMD 8코어·16스레드 3.8㎓ CPU(중앙처리장치), 12TFLOPS(테라플롭스·1초당 1조번 연산)가 가능한 AMD RDNA 2 GPU(그래픽처리장치), 16GB(기가바이트) GDDR6 D램, NVME 1TB(테라바이트) SSD를 탑재했다. HDR·VRR(가변프레임)을 지원하고, 실제 사용 가능한 SSD 용량은 802GB다.

게이머들의 관심사는 MS가 "완전한 RNDA 2를 갖춘 유일한 콘솔"이라고 밝힌 그래픽 성능과, 처음으로 기본 장착된 SSD다. 그래픽은 차세대기라는 이름값에 걸맞다. 기어스5와 포르자 호라이즌4 등이 4K 60fps(초당 프레임 수), PC 기준 최상 그래픽 옵션으로 구동된다. 프레임 드랍을 한번도 느낄 수 없었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기어즈5는 전 세대인 엑스박스 원X에서도 4K 60프레임으로 작동했지만, 주변부 해상도를 떨어뜨리거나 일부 그래픽 옵션을 낮춰야 했다. 포르자 호라이즌4는 4K 30fps가 한계였다. 시리즈X는 추가적인 실시간 광원 효과와 더 세밀한 텍스쳐를 더해 네이티브 4K 60fps 구동이 가능하다.

실제 기어즈5에선 계단현상 없이 눈이 시리게 선명한 텍스처와 함께, 사물 하나하나에 적용되는 동적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파편 하나하나의 그림자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기어스5는 멀티플레이에선 가변 해상도 120fps를 지원한다. AAA급 대작 콘솔 게임이 120fps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어스5를 엑스박스 시리즈X와 전 세대인 엑스박스 원X로 실행한 모습.

9세대 콘솔은 SSD 도입으로 빠른 로딩을 자랑한다. 엑스박스 시리즈X는 완전 종료에서 재기동까지 20여초가 걸린다. 대기·절전 상태에선 3초면 충분하다. 로딩 속도도 매우 빨라졌다. 기어스5를 최초 실행하는데는 10초, ‘둠 이터널’을 불러오는데는 5초면 된다. 위처3 등 오픈월드 게임에서 빠른 이동은 1~2초면 끝난다.

첫 도입된 ‘퀵 리줌’도 놀랍다. 게임을 종료할 때 진행 상황을 SSD에 저장해, 바로 이전에 플레이하던 장면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술이다. 퀵 리줌 지원 대상이라면 언제든 10초 내외로 기존 플레이를 멈춘 순간에 복귀할 수 있다. 저장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퀵 리줌에 익숙해진 후 다른 콘솔을 플레이하자, SSD를 탑재했음에도 로딩이 너무 잦고 길어 불편할 정도였다. 퀵 리줌은 구 세대 게임은 물론 확장 SSD에 저장한 게임에도 적용된다. 용량 한계가 있는 만큼, 동시 지원 가능한 게임은 최대 4~7종 정도다.

◇ 4K 인코딩 등 개선 필요... 가성비 좋지만, 콘텐츠 생태계 의문부호

단점도 있다. 엑스박스 시리즈X는 컨트롤러에 영상·이미지 공유 버튼을 추가했다. 그러나 지난 30초간의 영상을 저장하는 것 외에 자유로운 4K 영상 촬영은 외부 USB 저장장치 없인 불가능하다. 또 클라우드 업로드는 FHD가 한계다. 4K 영상을 촬영해도 인코딩 시간이 길어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고, 인코딩이 잘못돼 화질이 저하되거나 재생시 기기가 강제 종료되기도 했다. 추후 업데이트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그 외 USB를 활용한 4K 영상 재생과 음악 재생 등은 문제가 없었다.

엑스박스 시리즈X는 59만8000원이다. 경쟁작인 플레이스테이션(PS)5 일반판보다 3만원 저렴하다. SK텔레콤이 렌탈 서비스인 ‘올 엑세스’로도 판매한다. 렌탈 가격은 게임패스를 포함해 24개월간 월 3만9900원이다. 컴퓨팅 관점에서 엑스박스 시리즈X 성능이 더 좋은 만큼, 가성비에서 앞선다 볼 수 있다. 게임패스가 100개 이상 게임을 제공해 초기 타이틀 부족 걱정도 적은 편이다. 다만 PS5보다 독점작이 드물고, 전통적으로 엑스박스의 국내 판매량이 낮다는 점은 콘텐츠 생태계 측면에서 여전한 고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