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버댐'은 미국 경제부흥의 상징이다. 미국이 대공황 극복을 위해 마련한 뉴딜 정책 중 가장 규모가 큰 후버댐 프로젝트는 2만명의 인부가 모여 1931년부터 6년에 걸쳐 공사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포장할 수 있는 양인 660만t의 콘크리트와 2만t의 철근이 사용됐다. 221m 높이의 댐에 모인 물은 식수와 발전, 공업용수로 사용돼 라스베이거스 등 수많은 남서부 도시가 만들어졌다. 후버댐 건설로 조성된 인공 호수 또한 세계적 관광지로 우뚝 섰다.
코로나라는 대공황급 위기를 마주한 각국은 이번에도 뉴딜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선택지는 디지털·그린 뉴딜이다. 토목이 대부분인 다른 나라와는 차별화된 한국판 뉴딜, 이른바 K-뉴딜이다. K-뉴딜은 디지털 및 그린에너지 분야의 인프라 구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데이터 댐'이다. 데이터 댐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통해 전국적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댐에 모으고, 수집 및 가공, 거래, 활용기반을 강화해 데이터 경제를 가속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5년까지 일자리 145만개 창출
정부는 K-뉴딜에 2022년까지 31조3000억원, 2025년까지는 45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국가 산업 재편과 디지털 강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2022년까지 6조4000억원을 투입해 D.N.A. 생태계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서 D는 데이터(Data), N은 네트워크(Network), A는 인공지능(AI)을 의미한다.
정부는 금융·환경·문화·교통·헬스케어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5개 분야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14만개 규모의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많은 개발자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거나 서비스하면서, 국민 혜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병원·약국 정보를 알려주는 '굿닥' 앱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또 다른 스타트업 투파더는 금융데이터와 아파트 가구별 에너지 소비 통계를 구매해 전기료를 감면해주는 전력데이터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연간 250억원의 아파트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5G 조기 구축과 융합 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가망을 5G와 클라우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15개 중앙부처·지자체 업무망을 5G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또 행정정보시스템의 15%를 클라우드 서버 기반으로 전환한다.
그린 뉴딜의 경우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등 3대 축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5조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어린이집(1058개소), 보건소(1045개소), 의료기관(67개소), 공공 임대주택(18만6000호) 등 4대 노후 공공 건축물에 대해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또 48개 전체 광역상수도와 161개 지자체 지방상수도 전(全)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의 뉴딜이나 K-뉴딜 모두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목표다. 정부는 K-뉴딜로 2022년까지 69만3000개, 2025년까지 14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가 바로 데이터 댐이다. 데이터 댐의 일자리는 데이터에 특정 정보를 입력하는 라벨링 작업이 대표적인데, 단순 업무이다 보니 '21세기형 인형 눈알 붙이기'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데이터 댐 프로젝트에서만 38만9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지능형(AI) 정부에 9만1000개, 스마트 의료 인프라에 2000개, 그린 뉴딜 중에서는 그린 리모델링으로 12만4000개, 그린 에너지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각각 3만8000개, 15만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균형 위한 '지자체 뉴딜'도 추진
K-뉴딜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시범도시인 스마트시티를 전국 곳곳에 배치하고 기존 산업단지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디지털 기반 고(高)생산성, 고효율·저오염을 특징으로 하는 스마트 산업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경남 창원과 경기 반월·시화, 인천 남동, 경북 구미, 대구 성서, 광주 첨단, 전남 여수 산업단지를 스마트 산단으로 전환하고, 추후 8곳의 산단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역균형을 위해 지자체 주도의 뉴딜사업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경기도는 공공배달 플랫폼 구축, 전력자립 10만가구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강원도는 수소 융복합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전남은 광양항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 구축, 신안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지자체 주도로 추진된다. 경북은 남부권 스마트 물류 거점도시를 육성하고, 충북은 K-스마트 교육 시범단지를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