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꺾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셋값까지 치솟자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덜 올랐던 수도권 1·2기 신도시와 그 주변 아파트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남양주시, 구리시와 고양시 등 2기 신도시 근처가 대표적이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주변 아파트 단지들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입주한 별내 신도시 '우미린 1차' 아파트의 전용면적 101㎡형은 최근 8억원에 매매됐고, 같은 해 입주한 '별내 한화 꿈에그린 더스타'의 전용면적 84㎡형도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에 들어설 아파트 청약 시장도 덩달아 뜨거워졌다. 최근 GS건설이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 분양한 '별내 자이 더스타'의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 10만명 넘게 몰렸다. 모두 421가구를 분양하는 일반공급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203대 1에 달했다.
남양주 별내 신도시는 광역 교통망이 부족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적었던 곳이다. 하지만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떠밀린 실수요자들이 이 곳을 다시 보고 있다. 오는 2023년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선(별내선)이 개통되면 별내 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권으로의 쉽게 오고갈 수 있다.
수도권 신도시 집값이 서울 아파트값 턱 밑까지 따라붙으면서, 신도시 주변 아파트도 수혜를 입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3억~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던 구리시 인창동 '한진' 아파트의 전용면적 84㎡형은 최근 4억8300만원에 매매됐다. 강을 사이에 두고 이 아파트와 마주한 다산 신도시 '다산 한양수자인 리버파크' 전용면적 97㎡형의 매매 시세가 8억5000만~9억1000만원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 신원아침도시 고다니마을'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10월 한 달 동안 매매거래가 11건 체결됐다. 모두 380가구에 불과한 이 단지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두 달에 한 건 꼴로 거래됐다. 갑자기 매매가 늘어난 것은 걸어서 5분이면 신도시에 닿는다는 점 때문이다. 이 아파트와 가까운 '김포한강 아이파크'나 '호수마을 e편한세상' 등 한강신도시 아파트의 매매가는 같은 면적형 '김포한강 신원아침도시 고다니마을'의 2배 수준이다.
수원시 영통구 '매탄 e편한세상'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형이 최근 6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4억8500만~5억15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이 단지는 걸어서 10분이면 광교신도시에 닿는다. 가장 가까운 광교신도시 아파트인 '광교 호반 베르디움'의 같은 면적형이 10억5000만원대에, '광교 더샵'은 11억6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상승한 여파가 1·2기 신도시와 3기 신도시 예정지 주변까지 도미노처럼 확산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행정구역이 다르더라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파트 단지들은 신도시에 새로 조성된 공공시설이나 상권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전셋값이 70주 연속 오르는 것도 신도시 인근 집값이 재평가 받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한 주 새 각각 0.0%, 0.55% 올랐다. 균형점인 100을 기준으로 0~200 범위로 산출되는 전세수급지수가 192.8를 기록할 정도로 서울은 아파트 전세 물건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서울에서 전셋집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신도시는 아니지만 거리 면에서 준도시급인 지역의 주택 수요까지 늘어났다"면서 "수도권 집을 일단 매수해서 자산을 불리는 징검다리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