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항공기 안전한 편

출근 시간 서울 송파구 지하철 잠실역에서 마스크를 쓰고 이동 중인 시민들의 모습.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완화한 이후 전국적으로 휴대전화 이동량이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다. 인구 유동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고 있다. 대표적 대중교통인 버스나 지하철은 사실상 방역당국이 우려하는 ‘3밀(밀집·밀접·밀폐)’과 다름 없어 ‘마스크 밖에 답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3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가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하기 직전 주말(10~11일) 전국 휴대전화 이동량은 6853만1000건이었지만, 완화 이후 두 차례 주말 동안 이동량이 지속 증가 중이다. 17~18일 7294만2000건을 기록한 데 이어 24~25일은 7500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전국 휴대전화 이동량이 늘면서 대중교통 이용도 늘었다. 지난 주말(24~25일) 수도권의 버스·지하철·택시 등의 합산 이용량은 직전 주말(17~18일)보다 약 1.8% 증가한 2294만3000건으로 파악됐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버스와 지하철의 경우 3밀 환경과)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지하철, 버스는 누가 누구와 접촉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대중교통 수단"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 중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지하철 승하차인원은 2억7436만7633명(1~9호선·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3월 1억8719만7456명으로 떨어진 이후 8월까지 2억명 안팎을 유지했지만, 지난 9월 1억8944만9204명을 기록했다. 1~9월 총 지하철 승하차 연인원은 19억6433만6664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804만5446명이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의 경우 지하철은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3밀 환경이 갖춰진다. 지하철 호선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출퇴근 시간 열차 한량에는 200~300명이 동시에 탑승하기도 한다.

엄중식 교수는 "버스나 지하철 등은 접촉 강도나 실제 전파 경로를 증명하기 어렵다"며 "접촉한 사람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전파사례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스·지하철 이용객이)개별적으로 (코로나19 전파를)막을 방법은 없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주 손을 씻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방역당국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전파 사례 중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전무하다. 현실적으로 대중교통 이용객 모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택시, 항공기 등은 같은 3밀 환경이기는 하지만, 접촉한 사람이 분명하기 때문에 역학조사로 전파 사례를 추적할 수 있다. 항공기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는 의견도 있다. 엄 교수는 "항공기는 신원이 확실하고 자리가 정해져 있어 접촉의 강도를 계산하기도 좋다"며 "항공기 내 (코로나19)전파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비행 중에는 강한 플로우(흐름)가 위에서 아래로 일정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8일 언론브리핑에서 "올해 항공기 이용객 12억명 중 (코로나19)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44명"이라며 "이는 2700만명 중 1명꼴"이라는 연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