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코로나 사태로 세계가 수십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중국의 젊은 억만장자들은 빠르게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올해에만 총 2230억달러(약 252조4300억원)를 축적하며 40세 미만의 억만장자가 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등하고 연달아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서 14명이 올해 처음으로 ‘억만장자 클럽’에 가입했다.

징동닷컴의 수석 패션 고문인 장저티엔. 24살에 결혼으로 중국에서 가장 어린 여성 억만장자에 등극해 화제가 됐다.

27일(현지 시각) 미 CNBC는 지난주 발표된 최근 후룬 리치 리스트(Hurun Rich List)를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판 우버(디디추싱)가 전례없는 수준의 부를 축적했고 중국에는 현재 총 4조달러(약 4528조원)의 부를 가진 878명의 억만장자가 거주하고 있다. 10년 전인 2010년만 해도 중국의 억만장자는 189명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루퍼드 후거워프 후룬 리포트 회장 겸 수석 연구원은 "세계는 단 1년 만에 이렇게 많은 부를 창출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의 기업가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잘했고 코로나 사태에도 부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22번째를 맞는 후룬 리치 리스트는 지난 8월 28일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경제 국가인 중국의 부의 수준을 보여준다. 중국 본토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자들은 물론 중국 본토 밖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그곳에 거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통계를 집계했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40세 이하 억만장자 1위는 양 후이안과 그녀의 가족들이다. 올해 39세인 양 후이안은 순자산이 331억달러(약 37조4700억원)로, 아시아 최고 부자 여성으로도 꼽힌다.

그의 아버지인 양 궈창이 1992년 광둥성에 설립한 부동산개발회사 컨트리가든의 대주주다. 지난 1년간 양 후이안의 자산은 29% 급증했고 양 회장은 올해 중국 부자 순위에서 한 단계 하락해 전체 중 억만장자 6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징동닷컴(JD.com)의 장저티엔(27)과 그의 남편 리우창동(41)이다. 전자상거래업체 징동닷컴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어 총 순자산이 235억달러(약 26조6000억원)로 급증했다.

장저티엔은 현재 징동닷컴의 럭셔리 사업의 수석 패션 고문이다. 장저티엔은 24살때 징동닷컴 회장과 결혼을 하며 중국에서 가장 어린 여성 억만장자가 됐다.

3위는 퍼시픽건설그룹의 얀 햐오(34)로, 순자산이 213억달러(약 24조1100억원)다. 그의 부친인 얀 제허가 1986년에 설립한 회사인 퍼시픽건설그룹의 회장이다.

이어 4위는 장이밍 바이트댄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37)로 순자산이 162억달러(약 18조3400억원)다. 글로벌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는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고 국가 안보 우려를 촉발하며 미국 제재를 받고 있다.

5위는 교육 기업인 탈 에듀케이션의 장 방신 공동창업자 겸 회장(39)으로, 순자산이 140억달러(약 15조8500억원)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10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원격 교육으로 올 한해 급격히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