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암호화폐 거래 지원 소식에 10월에만 30% 급등
"과거 투기열풍과는 다른 양상, 기업·기관 투자 늘고 있어"
일각선 여전히 회의론… "여전히 일상적 사용과 거리 먼 화폐"

암호화폐의 대장주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등하며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때 2만달러에 달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거품 논란과 함께 2018년말 3146달러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다시 1만3000달러(한화 약 1470만원)대로 올랐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팔(paypal)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의 거래를 지원한다는 소식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10월 한달동안 30% 상승한 1만3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페이팔의 암호화폐 거래지원 소식에 이달에만 30%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가상화폐가 2018년 암호화폐 시장 거품 붕괴 이후 마지막으로 보였던 최고가 수준으로 다시 상승함에 따라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투기 열풍을 보였던 과거와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를 비롯한 각종 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불었던 2018년과 상황이 다르다는 근거로 대형 투자자들의 잇단 시장 진입을 꼽고 있다. 코인 메트릭스의 닉 카터 공동창업자는 "이번 가격 상승은 소매투자자들이 난립하던 과거와 달리 투자액이 큰 금융회사, 기관들의 개입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가상자산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도 "미국 대선 불안정성에 따른 증시 급락과 저금리 기조로 촉발된 유동성, 여기에 대기업들의 가상자산 서비스 기대감이 비트코인 매수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페이팔의 영향이 컸다. 페이팔은 지난 21일 공식 발표에서 "내년 초부터 페이팔 이용자는 자사 네트워크에 있는 2600만개의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취급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4종이다.

페이팔 측은 "미국 이용자의 경우 몇 주 내 페이팔 온라인 지갑을 통해 암호화폐를 사고팔거나 보관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페이팔은 이를 위해 미국 뉴욕감독청으로부터 조건부 암호화폐 취급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페이팔의 새로운 서비스가 전 세계에 암호화폐 이용을 장려하고 중앙은행과 기업이 개발할 새로운 암호화폐의 네트워크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페이팔은 중앙은행과 협력하고 있으며 암호화폐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시 불고 있는 비트코인 열풍에 일각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이 토큰은 '디지털 골드'일뿐이며 여전히 일상적 사용과는 거리가 멀다"며 "5년 이후에도 암호화폐가 거래 통화로 사용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