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세살이를 면하려면 평균 5억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값에 5억원 가량을 더해야 매매값을 융통할 수 있다는 뜻이다.

2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구당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는 평균 5억1757만원으로 조사됐다. 2000년 초반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1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최근 20년 사이 가격 차이가 5배 이상 커졌다.

10월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일대 아파트단지.

올해 급등한 세종의 경우는 2억7002만원, 경기는 1억5045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1억2872만원), 제주(1억2168만원), 대전(1억980만원), 대구(1억30만원) 순으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가격 급등이 ‘갭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은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는 큰 편이지만, 매매가격 상승률은 정체되고 전세가격 상승률은 큰 편이기 때문이다. 서울 전세가격은 6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비해 전세 가격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월세 5% 상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신규 전세 매물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은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를 억죌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 주택담보대출 LTV가 40%로 적용된다.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LTV는 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