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시진핑 '항미원조' 연설
외교부, 24일 밤 기자 질문에 구두로 입장 내
강경화, '초치' 질문엔 답 않고 "두 번 입장 냈다"
22일 답변도 기자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한국전쟁은 北의 남침" 원칙적 답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25 전쟁을 미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항미원조(抗美援朝)' 기념식 연설이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미온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중국에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맞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6일 외통위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 장관에게 "일본이 역사를 왜곡했을 때는 주한 일본대사관 담당자를 초치해 적극 항의했다"며 "중국에 대해서는 매우 저자세의 모습을 보여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구겨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사왜곡에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 초치 등 적극적 유감표명이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강 장관은 "중국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국제적 논쟁이 끝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도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4일 밤 국내 언론이 관련 입장을 묻자 구두로 "한국전쟁 발발 등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로 이러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서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오전 '항미원조' 연설을 했는데, 우리 정부 입장은 기자가 묻자 하루 지나 밤에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외교부가 뒤늦게 입장을 발표했다"며 "내용 어디에도 유감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강 장관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고, 입장은 두 번 나갔다고 정정했다. 지난 22일에 먼저 입장이 나갔고, 그 뒤 24일에 다시 입장을 냈다는 것이다.

강 장관은 또 '6·25는 정의로운 전쟁이었고 승리였다는 시 장관 연설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나 조치가 있었느냐'는 무소속 김태호 의원 질의에 "정부는 지난 22일 기자 질문에 대해 우리의 원칙과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의 6·25 참전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립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23일 시 주석이 6·25 전쟁을 항미원조라며 연설이 예정돼 있다'는 질문에 "한국 전쟁 발발 등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3일 '중국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에서 중국의 6·25전쟁 참전 의미를 "제국주의의 침략 확대를 억제한 것"으로 규정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이 행사에서 연설한 것은 역대 두 번째로, 2000년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이후 20년 만이다. 시 주석은 "70년 전 중국인민지원군은 '평화수호, 침략 반대'의 기치를 들고 압록강을 넘었다"며 "중국 인민은 침략자를 때려 눕히고, 전 세계를 경천동지하게 했다"고도 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운 것으로 보는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