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23일 같은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 발생 등에도 기존 방침대로 국가 독감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독감 백신 접종 이후 보고된 사망 신고사례 26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사망과 백신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독감 예방접종.

다만 독감 예방접종 사업 중단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질병청은 오는 24일 오전 추가 분석자료 검토를 위해 회의를 열고 향후 접종 계획에 대해 추가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23일 예방접종피해조사반회의를 개최하고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신고사례 26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백신접종과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질병청이 심의한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26건은 전날인 22일까지 신고된 사망사례 기준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정부가 밝힌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총 36명이다.

질병청은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0건의 중간 부검 결과, 13건은 심혈관질환(8건), 뇌혈관질환(2건), 기타(3건) 등으로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7건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부검을 하지 않은 6건 중 4건은 질병사(3건), 질식사(1건)이다. 다만 질병청은 중간부검결과로 향후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지난 21일에도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에 대해 "백신과 직접적 연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검토했던 사망사례 6건이 모두 다른 백신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22일 독감 백신 접종 사망자 11·22번째(스카이셀플루4가 제조번호 Q022048), 13·15번째(스카이셀플루4가 Q022049) 사망자가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같은 제조번호 백신에서 추가 사망자가 확인되면 해당 백신은 사용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6일 이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예방접종을 독려해왔고, 이날 역시 기존 입장을 거듭 유지했다.

일부 지자체의 ‘셀프 접종 중단’에 대해서도 질병청은 협의 없이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22일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국 병의원 3만5000곳에 권고한 데 이어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지속해서 늘어나자 서울 영등포구와 경북 포항시는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이날 질병청은 보도참고자료에서 "전체 국가 예방접종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자체가 단독으로 접종하지 않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