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重, 소형 제트 여객기 사업 '중단'
납품 6차례 연기에 실적 악화…코로나까지 겹쳐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국산 여객기 개발사업 '좌초'

개발비만 1조엔(11조원) 규모로 투입된 일본 첫 소형 제트 여객기 사업이 좌초 됐다. 설계 변경과 생산 문제로 납품에 어려움을 겪던 제작사가 코로나 여파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공개한 소형 제트 여객기 모습.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2008년 시작한 제트 여객기 '미쓰비시 스페이스 제트(MSJ)' 사업 개발비와 인건비를 큰 폭으로 삭감해 사업을 사실상 중단할 예정이다.

소형 제트 여객기는 통상 50~100석 규모로 리저널 제트(regional jet)라고도 한다. 대형 여객기가 국가간 장거리 운항을 담당한다면 소형은 지역간 1000~4000㎞의 단거리·중거리 운항을 목적으로 개발된다. 브라질의 엠브라에르가 세계 시장을 과점한 1위 공급자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체 개발한 국산 여객기가 전무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지난 2008년 MSJ 사업화를 발표하자 정부는 자동차 만큼 산업 저변이 넓은 항공기 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500억엔(5400억원)을 지원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당초 2013년에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등 국내외 항공사에 MSJ 300여대를 납품할 계획이었으나 잇따른 설계 변경과 생산 문제로 납기를 6번이나 연기했다.

개발비만 1조엔이 들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로 사업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20년 만에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