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래퍼들이 집단으로 대마초를 흡입하다 적발되는 등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여전히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서 한 마약 판매자가 ‘총알배송’을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최근 마약 범죄는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래퍼 나플라와 루피가 같은 소속사 래퍼들과 지난해 8~9월 소속사 작업실 등지에서 함께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운전자가 마약을 흡입한 후 환각 상태에서 포르셰 차량을 몰아 교차로에서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냈다.

마약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는 인터넷에서 쉽게 마약류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는 검색창에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마약 판매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한 판매자는 지난 17일 트위터에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며 "품질보장. 총알배송" 등의 문구를 적어뒀다. 그러면서 해외 메신저인 텔레그램 아이디를 소개해 구매를 유도했다. 계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과 채팅을 통해 거래를 하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또 다른 판매자는 지난 13일 "시원한 술 팝니다. 거짓말 안 하고 장사합니다. 물건좋고 서울 경기도권만 가능해요. 텔레그램으로 문의주세요"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며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 사진을 첨부했다. ‘시원한 술’은 마약 사범들 사이에서 필로폰을 가리키는 은어다.

인터넷에 마약 판매글이 난무하는 현실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적발한 인터넷 마약 판매 광고 건수는 9469건으로 2018년 1492건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7개월의 기간을 합치면 약 1만7000건의 인터넷 마약 판매글이 적발됐다.

일러스트=정다운

SNS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마약류를 접할 가능성이 커졌다. 각종 은어로 판매글 검색 후 판매자와 외국 메신저를 통해 거래해 마약을 사들이는 구조 탓에 청소년들은 별다른 제재 없이 마약류를 구매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10대 마약사범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3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20대 마약류 범죄건수는 3760건으로 2015년 1433건에서 4년만에 2.6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사범은 전년 143명보다 67.1% 증가한 239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한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예방사업팀장은 "본부나 식약처, 경찰 등에서 인터넷 마약 판매글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여러 새로운 은어가 나오고 마약 판매 방식도 진화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어도 불법 마약 구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마약 퇴치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약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라는 용어도 더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마약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고, 국민들을 상대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마약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