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시애틀 부영사
공금횡령·증거인멸 지시 의혹도 나와
직원에게 공금으로 컴퓨터 구입 지시 "문제될 수 있으니 네 집에 숨겨라"

"인육 먹고싶다" "XX새끼야" 는 막말로 논란에 휩싸인 미국 주(駐)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A 외교관이 부하 직원에게 공금으로 고급 컴퓨터 구매를 시키고 감사(監査)에 대비해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22일 추가로 제기됐다. 외교부는 또 A외교관 대해 공문서 위조 정황을 보고받았지만 제대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외교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실이 공개한 외교부 감찰당당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A 외교관은 지난해 시애틀 공관 행정직원에게 "명품을 리뷰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려고 하니 영상 편집용 애플 컴퓨터를 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나중에 감사가 실시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네 집에 숨겨두라"고도 했다. 그러나 직원이 이를 꺼려하고, 다른 일로 문제가 될 것 같은 상황이 되자 A 외교관은 컴퓨터 구입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직원은 외교부 감사실에 A 외교관의 공금 유용 정황을 진술했지만 해당 진술을 묵살됐고, 공관 고위직에게서 '그만둘 생각 없느냐'는 취지로 퇴직을 요구받는 등 2차 피해를 받았다고도 한다.

A 외교관은 시애틀 공관의 가구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현지 업체에 허위 견적서를 만들어달라고 하는 수법으로 부당 이익을 챙기려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해당 가구 업체는 A 외교관의 '갑질'과 부당 요구에 그의 비위 행위를 외교부 감사관실에 진술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A 외교관에 대한 감사 결과 행정직원에게 교민업체 상호명을 무단 사용해 견적서를 만들도록 지시한 후 허위 견적서를 본부에 송달해 관련 예산 10만5250달러(약1억2000만원)를 지급 받았고, 각종 폭언 사실에 대해서는 사실로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처분은 장관 명의의 경고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태규 의원은 "외교부는 감사에서 다수 인원의 진술 등을 통해 A외교관의 부적절한 행태를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외교부가 '정밀조사를 통한 적절한 조치'를 운운한다면 제 식구 감싸기와 적당주의·온전주의가 외교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