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나 당뇨처럼 녹내장을 자가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안압계가 기존 제품의 절반 가격에 출시됐다. 녹내장 환자 10명 중 7명이 안과 진료로 우연히 질환을 발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녹내장의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 확실한 치료법도 없는 만큼 주기적 안압 측정으로 녹내장을 예방할 수밖에 없지만,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기존 제품은 최대 300만원 이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높았었다.

대우제약 휴대형 비접촉식 안압계 ‘토노아이’.

20일 안과전문제약회사인 대우제약에 따르면 이 회사와 안압계 제조회사인 씨엔브이텍이 협업해 개발한 휴대형 비접촉 안압측정계 ‘토노아이’의 가격은 150만원으로 책정됐다.

대우제약 관계자는 "수입에 의존하는 기존 휴대형 안압계의 경우 최대 300만원 이상 고가였다"며 "4개의 특허기술을 응용한 설계기술로 원가를 낮추고 합리적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백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녹내장 환자의 실명률은 약 10%로 알려져 있다.

올해 국내 녹내장 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약 58만명이었던 녹내장 환자는 2017년 87만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로 올해 100만명 이상으로 전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올해 세계 녹내장 환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녹내장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인지하지 못하다 발견하기 때문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과에서 우연히 녹내장을 발견한 경우’가 74%에 달한다. 발견 당시 이미 시야결손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하기는 힘들다. 자신도 모르게 방치하다 판정을 받은 경우가 대다수인 셈이다.

녹내장은 몇가지 수술법이 있지만, 현재까지 완벽한 치료법은 없다. 이에 안압관리를 통해 질병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녹내장 발생의 최대 원인은 높은 안압으로 낮은 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신경에 혈액 공급을 원활히 해야 한다. 안압 변화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환경이나 신체 조건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철저한 안압관리가 필요하다.

지용훈 대우제약 대표이사는 "안과의사 입장에서 토노아이를 통해 환자의 일상적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고 세심한 진단과 효율적 약물 처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녹내장 환자들도 혈압계와 같이 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조기에 증상을 발견해 병원에서 관리, 치료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