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6원 내린 1139.4원 마감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에서 마감했다.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위안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등 불확실성으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것도 하방 압력이 됐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내린 113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5원 내린 1140.5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중 하락폭을 키웠다. 환율이 113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4월 22일(1136.3원) 이후 처음이다.

조선DB

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 확대 등이 계기가 됐다. 환율은 지난 12일 1년 6개월 만에 115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은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4.9%였다. 9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각각 6.9%, 3.3% 개선됐다. 1~9월 고정자산 투자는 0.8%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2분기는 제조업 생산 정상화를 이끌었다면 3분기는 소비까지 확연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견조한 경기 여건에 중국의 외자 유입 의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기대에 위안화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80(0.12%) 내린 6.6930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전날 거래 마감가는 6.6935위안이었다.

미국에서는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 불확실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 마감한 가운데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가리키는 달러인덱스(DXY)도 96.4에 하락 마감했다.

전 연구원은 "전일 미 증시 조정에도 약(弱)달러와 위안화 강세 기조는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외부 시선과 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등이 최근 가파른 하락에도 추가 하락 압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환율 하락 시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평균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1120~113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기술적인 부담, 외환 당국의 경계 가능성, 미 대선 불확실성으로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