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을 겪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항공사(FSC) 뒤를 따라 잇달아 화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항공 화물 운임이 떨어지고, LCC들의 화물 운송 사업이 유럽·미국 장거리 노선 대신 중국과 동남아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토교통부는 진에어(272450),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등 LCC 3개 항공사에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 운송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운항 승인을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을 포함해 총 5개 항공사가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된 셈이다.
진에어는 화물 운송 사업을 위해 최근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했다. LCC 중 최초다. 오는 24일부터 인천~태국 방콕 노선에 투입한다. 인천~중국 칭다오 노선에도 같은 항공기를 이달 27일부터 투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싣는 방식으로 태국, 베트남 노선에서 화물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LCC들이 화물 사업을 통해 이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항공 화물 운임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 8월 홍콩~북미 노선 기준 평균 운임은 kg당 5.5달러를 기록, 7.73달러였던 5월 대비 약 29%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홍콩~ 유럽 노선 평균 운임은 kg당 5.88달러에서 3.21달러로 약 45% 하락했다. 항공업계에서는 글로벌 항공사들이 앞다퉈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면서 화물운임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LCC들이 최근 앞다퉈 화물 사업에 뛰어든 가장 큰 배경에는 대한항공(003490)이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코로나19에도 1100억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화물 사업 덕분이었다. 그러나 화물 운임이 떨어진 올해 3분기는 2분기만큼의 수익을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이 3분기 3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CC들도 기대만큼 실적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LCC들이 투입할 수 있는 항공기는 항속거리가 짧아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기 어렵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화물 사업의 핵심은 중국에서 제조한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미국과 유럽으로 운송하는 것"이라며 "중·단거리 노선에서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운송해서는 화물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령 티웨이항공이 투입할 B737-800 항속거리는 약 5700km에 불과하다. 동남아 노선 외에는 선택권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그나마 B777-200ER을 보유한 진에어의 사정은 낫다. B777-200ER의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 비행 거리)는 1만2610km로 미국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운수권 문제로 당장은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하지만, 향후 장거리 노선도 노려볼 수 있다.
화물 사업이 사실상 처음인 만큼 영업 노하우가 FSC보다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에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관련 경험이 풍부하고, 영업망이 탄탄한 덕분이었다.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 연속 항공 화물 수송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오랫동안 화물사업에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동안 유지해온 다양한 중장거리 노선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반면 LCC들은 새로 화물시장을 뚫어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상황이다.
여객 공백을 채우기 위해 화물 사업 외엔 방도가 없다는 게 LCC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LCC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90일간 3회 이상 이·착륙을 해야 하는 조종사의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