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단정부가 테러 피해보상금 지급키로"
93년 '무장단체 지원' 테러지원국 지정 27년만
北, UN총회서 "제멋대로 테러지원국 딱지붙여"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각) 당시 수단을 공식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압델 파타 알-부르한 주권위원회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이하 현지시각) 아프리카 동북부 국가인 수단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에는 북한과 이란, 시리아만 남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수단의 새 정부가 미국의 테러 희생자와 가족에게 3억3500만달러(약 38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돈이 예치되면 나는 수단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 이는 미국 국민을 위한 정의이자 수단을 위한 큰 발걸음"이라고 적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는 케냐와 탄자니아 소재 미국 대사관이 지난 1998년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 조직에 의해 폭탄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 당시 빈라덴이 거주하고 있던 수단이 해당 사건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수단이 명단에서 삭제되는 것은 지난 1993년 미국이 당시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을 '무장단체 지원 정권'으로 판단해 이 국가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지 27년만이다.

NYT는 백악관이 2018년부터 수단 정부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해 온 끝에 이같은 결정을 발표했으며, 이는 수단이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자 수순이라고 전했다.

앞서 수단 정부 대표단은 지난달 2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방문해 미국 정부 측과 대(對)이스라엘 수교를 검토하기 위해 미국 정부 측과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수단 정부는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자국을 삭제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테러지원국 해제시 수단이 경제 회복에 필요한 국제사회의 대출과 원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4개 국가들이 현재까지 미 정부 원조 금지와 방산물품 수출 금지, 금융 제한 등의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선을 2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UAE와 바레인 사례처럼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중동 국가 그룹에 수단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수단 군부와 야권의 공동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의 압델 파타 알-부르한 위원장은 "매우 건설적인 조치이자 역사적인 변화"라고 화답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6일 유엔총회 제6위원회에서 테러지원국 지정과 관련해 미국을 정면 비판했다. 북한 대표는 '국제 테러 제거조치' 토의에서 "일부 특정국가들은 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권국가에 멋대로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여 제재와 압력을 가하고, 제도전복행위에 계속 매달리면서 반정부 테러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