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19일 택배회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 위기 대응 TF 대책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고용노동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대책회의에서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주요 서브(sub) 터미널 40곳과 대리점 400곳을 대상으로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과로 등 건강 장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조치 긴급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고용부 긴급점검에서는 관련 법상 기준을 초과하는 과로가 이뤄졌는지, 과로 등으로 인한 건강 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조치가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게 된다. 또 원청인 택배사와 대리점이 택배기사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에 대해 관련 법률을 따랐는지도 따져본다.

이번 긴급점검은 6개 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산업안전감독관과 산업안전공단, 근로복지공단 전문가가 참여하는 택배분야 기획점검팀이 진행한다. 이 장관은 "우리 사회 안전과 기능 유지를 위해 취약한 근무여건 속에서도 중단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최근 업무의 과중한 부담 등으로 연이어 돌아가신 택배기사들이 소속된 택배회사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사망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의법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2일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 지사에서 일하던 김모씨(36)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업무를 담당하던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씨(48)가 숨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비대면(언택트) 거래가 확산하면서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나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만 올해 9명에 달한다. 지난 12일에는 경북 칠곡군 쿠팡 물류센터에서 택배 포장 업무를 지원했던 일용직 근로자 장덕준씨(27)가 사망했다.

이 장관은 김원동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대리점이 대필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16일 고용부와 근로복지공단이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해당 대리점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며 "(산재) 적용 제외 신청 경위, 사실관계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해당 사업장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취소하고, 보험료를 소급징수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형사고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현재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전수 조사해 대필 의혹 등 위법한 부분이 있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적용 제외 신청 비율이 높은 대리점 등에 대해서는 신청 과정에서 사업주의 강요 등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국세청 등 관계 기간과 협조해 산재보험 입직신고 여부 등을 조사,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유를 축소·제한하는 내용의 산재보상보험법 개정의 국회 개정 논의를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며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택배기사 과로방지 등 건강보호 및 안전 강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