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상장 이후 급락한 가운데 기관이 보유한 주식이 앞으로 한달 안에 대량으로 풀릴 예정이어서 약 4000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앞으로 한달 안에 의무보유 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리는 기관투자자 보유 빅히트 주식은 총 152만7000여주에 이른다. 이중 20만5463주는 의무 보유 기간이 15일, 132만2416주는 1개월이다. 현재 유통 가능한 빅히트 주식이 약 670만주임을 고려하면 이의 약 23%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새로 추가되는 셈이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기대를 모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의 주가가 상장 이튿날인 16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는 전 거래일보다 22.29% 내린 20만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미 상장된 보통주 외에 상환전환우선주 88만8000여주도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돼 추가 상장될 수 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중국 벤처캐피털 레전드캐피털이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 명의로 보유한 것이다.

지난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처럼 빅히트 역시 수급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 달 뒤인 지난 12일 1개월 의무보유 기간을 끝낸 물량이 시장에 나오자 주가가 7.36%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한 뒤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해 8만11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탄 끝에 지난 16일 기준 주가는 4만5850원으로 고점 대비 약 43% 떨어져 시초가(4만8000원)까지 밑돌고 있다.

조만간 시장에 풀릴 빅히트의 물량은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보다 더 많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달 동안 454만여주(의무보유 기간 15일 물량 포함)가 풀렸는데, 이는 최초 유통 가능 주식의 약 30%에 해당하며 전체 보통주 대비 지분율은 6.16%였다. 빅히트의 경우 상환전환우선주까지 더하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새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총 241만6000여주로 현재 유통 가능 주식의 약 32%, 전체 보통주 대비 지분율은 6.96%로 모두 카카오게임즈보다 높다. 이 때문에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 이상의 수급 충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히트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 15일 4.44% 하락했고 지난 16일에도 22.29% 떨어져 이틀간 총 25.74% 급락했다. 이 기간 391억원어치를 내다 판 기존 주주(기타법인)를 필두로 외국인, 기관이 물량을 쏟아내는 동안 개인은 40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의 평균 매입 단가는 26만3000원대로 현재 주가보다 6만원 이상 높아 평균 손실률이 약 2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