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대법원이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선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쓰인 차입매수(LBO) 방식을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죄 취지로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선 전 회장은 2012년 하이마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너티가 인수자금을 받을 때, 하이마트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하게 해 하이마트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선 전 회장의 횡령·외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인정해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하이마트 매각 관련 배임 혐의는 모두 무죄로 결론했다.

그러나 대법은 선 전 회장이 하이마트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대법 재판부는 "피고인이 하이마트로 하여금 부동산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해 하이마트 소유의 부동산이 환가처분 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게 됐다"며 "대표이사로서의 임무를 위배하여 인수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하이마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고 했다.

이어 "인수자가 설립한 하이마트홀딩스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불과해 피인수회사인 하이마트는 이 사건 합병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가치 있는 재산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 관계자는 "차입매수 방식의 기업인수에 관해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한 앞선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피인수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선 전 회장에게 배임죄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